정유기업들이 데이터센터의 열을 식히는 액침냉각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전자기기를 냉각하는 액침냉각유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일종의 윤활유로, 전통적으로 윤활유 사업을 이어온 국내 정유기업들의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윤활유 사업을 시작한 SK엔무브는 액침냉각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하며 대규모 투자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22년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 전문기업인 미국 GRC에 2500만달러(약 324억원)의 지분 투자를 하며 진출했으며 2023년 하반기 SK엔무브의 냉각유와 GRC의 설비로 4개월간 SK텔레콤의 장비를 시범 운용해 기술 검증에 성공했다.
실증에서 기존 공기냉각 대비 냉방 전력의 93%, 서버 전력의 10% 이상을 줄여 전체 전력 사용량의 37%를 절감하는 효과를 확인했고, 2024년에는 검증된 액침냉각 시스템을 SK텔레콤 인천사옥에 있는 AI(인공지능) 전용 데이터센터에 적용할 계획이다.
SK엔무브는 수조형 액침냉각에 이어 2024년 2월 정밀 액체냉각에 적합한 플루이드 개발에 들어가는 등 다양한 개발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GS칼텍스는 2023년 11월 액침냉각유 킥스 이머전 플루이드 S를 출시하며 열관리 시장에 진출했고, 협력기업과 실증 평가를 통해 데이터센터 서버의 안정적 구동과 열관리에 성능이 있음을 확인했다.
앞으로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생산기업과 협력해 분야별로 특화된 액침냉각유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초기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기자동차,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 맞는 액침냉각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쓰오일 역시 2024년 1분기 영업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액침냉각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글로벌 액침냉각 시장은 데이터센터와 ESS 등 전방산업의 폭발적 성장이 예상된다”며 “에쓰오일은 윤활유 설비 및 생산능력 측면의 차별적 경쟁력을 고려해 액침냉각 시장에서 적극적인 사업 기회를 모색학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2023년 완공한 서울 마곡 기술개발(TS&D)센터에 꾸려진 윤활R&D팀을 주축으로 액침냉각 관련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개별 데이터센터의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제품 라인업을 구비하고 실증 평가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오일뱅크도 액침냉각 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액침냉각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각도로 사업 전망을 분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액침냉각 시장은 2022년 3억3000만달러(약 4400억원)에서 2032년 21억달러(약 2조8000억원)으로 연평균 21.5%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