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대표 최태원·장용호)가 투자한 미국 원자력기업이 소형모듈원자로(SMR) 실증단지를 건설한다.
SK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테라파워(TerraPower)는 6월10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 케머러(Kemmerer)에서 창업자 빌 게이츠와 SK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착공식을 개최하고 4세대 SMR 원자로 나트륨을 포함한 부지를 준비 등 제반 공사를 시작했다.
SMR은 발전용량과 크기를 줄여 부지규모가 작고 안정성이 높아 도시와 산업단지 등 전력 수요처 인근에 구축하기 유리하다.
건설 시간과 비용 모두 대폭 줄일 수 있어 미국과 한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원전 기술 강국들이 개발과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최근 AI(인공지능) 산업의 급격한 성장으로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SMR 시장은 2040년까지 연평균 2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국가원자력연구원(NNL)은 SMR 시장이 2035년 약 400조-600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테라파워는 SMR 실증단지를 워런 버핏이 소유한 전력기업 파시피콥(PacifiCorp)의 석탄화력발전소 부지 내에 약 25만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345MW급 단지로 건설할 계획이다.
최대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의 비용을 투입하며 투자액의 절반은 미국 에너지부(DOE)가 지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테라파워에 2억5000만달러(당시 약 3000억원)를 투자해 선도 투자자 지위를 확보했으며 실증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테라파워와 함께 아시아 사업 진출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테라파워는 2030년까지 SMR 실증단지를 완공 및 상업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을 사용하지 않는 4세대 SMR은 구세대 대비 월등히 높은 온도에서 가동이 가능해 효율과 경제성이 우수하며 물을 사용하지 않아 유사시 오염수가 발생할 우려도 없다.
빌게이츠는 차세대 발전소를 두고 “미국의 미래를 움직일 것”이라며 “우리의 경제와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 풍부한 청정에너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무환 SK 부문장은 “테라파워는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정부와 민간기업 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상업화에 빠르게 다가서고 있다”며 “앞으로 테라파워와의 협력을 통해 아시아 지역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발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