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대표 최윤호)가 전기자동차(EV)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투자를 유지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2024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4조450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8%, 영업이익이 2802억원으로 37.8% 급감했다. 순이익 역시 3012억원으로 38.0% 줄었다. 1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4.8% 증가했으나 매출은 13.3% 감소한 셈이다.
배터리 부문은 매출 3조8729억원으로 26.5%, 영업이익은 2080억원으로 46.4%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5.4%로 2.0%포인트 악화됐다.
다만, 중대형 배터리 가운데 자동차용이 캐즘으로 판매가 감소했으나 ESS(에너지저장장치)용은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로 전력용 삼성 배터리 박스(SBB)와 고출력 무정전 전원장치(UPS)용 판매가 늘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소형 배터리는 원형이 수요기업의 재고 조정으로, 파우치형이 다운스트림 수요 둔화로 매출이 감소했다.
삼성SDI는 캐즘에도 불구하고 경쟁기업이 투자를 미루거나 축소한 것과 달리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유지할 방침이다. 특히, 매출 확대와 코스트 구조 혁신, 미래기술 확보에 주력한다.
2024년 헝가리 법인 증설, 스텔란티스(Stellantis)와의 합작공장 건설 등 이미 확보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와 전고체전지 및 46파이 등 중장기 성장에 필수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상반기 기준 2023년보다 2배 이상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전고체전지 상용화에 대비한 샘플 공급 확대, 엔트리급 전기자동차용 리튬인산철(LFP) 2026년 양산 준비 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자재료 부문은 매출은 5772억원으로 1.2%, 영업이익은 722억원으로 16.2%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2.5%로 1.6%포인트 개선됐다. 앞으로 메모리 시황 개선 등에 따라 반도체와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 소재 중심으로 영업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 부사장은 “상반기는 배터리 부문을 중심으로 다운스트림 수요가 대폭 둔화했다”며 “하반기에도 수요가 전망에 미치지 못하고 본격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캐즘과 재고조정, 불확실한 매크로 환경 등은 단기적 영향으로 중장기적 고성장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윤호 사장은 “하반기 역시 녹록지 않은 상황이 예상되지만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미래를 위한 매우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앞으로 시장이 턴어라운드되는 시점에 새로운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