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PE(Polyethylene)를 분해하는 효소를 처음으로 발굴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안정호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합성생물학으로 미생물에서 유래한 효소를 개발해 PE를 생분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PE는 매년 생산되는 플래스틱 중 35%를 차지하고 자연에 두면 산화하며 분해까지 500년 이상 걸리나 처리를 위해 소각하면 유독물질이 만
들어지고 화학적으로 분해하면 고가의 촉매를 써야 하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합성고분자인 PE와 화학적으로 비슷한 구조를 가진 지질을 분해하는 효소를 유력 후보로 보고 혐기성 세균으로 대장균 일종인 펠로시누스퍼멘탄스가 가진 지질 분해효소에서 펠로시누스퍼멘탄스 리파제 1(PFL1)을 발굴했다.
이후 효소를 산화한 PE에 처리한 결과 중량 평균 분자량이 44.6%, 수평균분자량이 11.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분자량 수치는 줄어들수록 플래스틱 생분해가 많이 이루어졌음을 뜻한다.
또 전자현미경으로 분해된 PE를 보니 표면에 생분해 흔적인 찢어짐과 갈라짐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PFL1 효소가 PE 표면에 강하게 결합한 후 작은 조각으로 분해하는 생분해 원리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신규 개발 효소는 재생할 수 있는 원료로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생분해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알코올이나 카복실산 등을 플래스틱 재합성이나 화학 소재를 만드는데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호 선임연구원은 “기존에 처리가 곤란했던 난분해성 플래스틱 폐기물의 생분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며 “기술 상업화를 통해 포화상태에 도달한 쓰레기 매립지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플래스틱 순환경제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2024년 5월 국제학술지 생물자원 기술에 게재됐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