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U, 2030년 자동차에 재생소재 25% 의무화 … 일본, 대응전략 가속
유럽연합(EU)이 자동차에 사용되는 플래스틱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정부와 산업계는 EU가 최근 신규 자동차의 재생 플래스틱 이용목표를 2030년부터 25%로 확대하는 유럽 폐차처리지침(ELV: End of Life Vehicle Regulation) 규정 강화안을 발표함에 따라 대응을 고심하고 있다.
ELV 규제의 영향으로 이산화탄소(CO2) 배출 및 폐기물 감축 등에 집중하던 순환경제 환경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외 환경 법규 강화에 따른 친환경·경량 소재 적용이 확대됨에 따라 미래자동차 재활용·경량 소재 적용 부품 생태계 확립을 위한 시험·인증 기반 인프라 조성 및 관련기업 지원을 목적으로 2028년까지 총 150억원을 투입하는 친환경 경량소재 적용 미래자동차 부품산업 전환 생태계 기반구축 사업을 공모했다.
사업자로 선정된 김천시는 △미래자동차 부품 친환경 소재 전환지원 센터 △소재 물성 평가장비 및 신뢰성 시험장비 12종 △재활용 소재 적용 부품 설계·해석 데이터베이스(DB) △신뢰성 확보를 위한 시험 평가 기준 확립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휴비스는 일반적인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대비 높은 내열성과 형태 안정성을 지닌 피폴(P-POL)을 휠가드, 헤드라이너, 언더바디 등 다양한 자동차 내·외장 부품 소재로 개발했다.
피폴은 자동차 내·외장재로 사용되는 PP(Polypropylene)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케미칼과 효성첨단소재는 한국타이어와 공동으로 순환 재활용 PET 섬유 타이어코드를 적용한 전기자동차(EV) 전용 타이어 아이온(iON)을 상용화했다.
아이온은 국내 최초 CR(Chemical Recycle) PET 베이스 타이어코드 완제품으로 지속가능 원료 45%를 적용하고 타이어 최초로 ISCC 플러스 인증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쟁국인 일본과 비교하면 종합적인 순환경제 대응에 아직 과제가 남은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 내각부 산하 SIP(Strategic Innovation Promotion Program)는 일본이 ELV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자동차용 재생플래스틱 수요를 1년에 30만톤 수준으로 예상하고 재생소재 공급망 정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SIP는 자동차 베이스 재생 플래스틱은 공급량이 4만톤에 불과해 수평 리사이클만으로 수요를 충당할 수 없으며 일반 소비재 베이스 재생소재를 활용하는 X to Car 모델 확립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용 플래스틱 소재의 약 50%를 차지하는 PP와 같은 소재로 이루어진 의류 수납함(1만4000톤) 및 병뚜껑(1만6000톤) 등에 주목하고 있으며 단일소재화 등 소비재 메이저의 리사이클을 의식한 최종제품 설계 등도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재생소재의 평가 기반이 확립되지 않은 이상 높은 안정성이 요구되는 자동차에 재생소재 이용을 확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차세대 방사광설비 Nano Terasu 등을 활용해 재생 플래스틱의 물성을 결정하는 요소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수요기업의 관점에서 품질기준 및 등급 분류에 나설 계획이다.
자동차용 재생 플래스틱은 신규제품과 동등한 품질이 요구되는데 재생 플래스틱 100% 사용에 한계가 있는 이상 재생 플래스틱의 특성을 보완하는 신규제품과의 조합이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SIP는 순환경제 디지털 플랫폼 확립을 선도하고 있는 유럽과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2025년까지 플래스틱 정보유통 플랫폼을 확립할 방침이다.
자동차 산업에서 순환경제 모델 확립에 성공하면 가전, 건축, 섬유 등으로 적용을 확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SIP는 순환경제에 대한 요구와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산업 환경에서 화학기업들이 기존제품 이상의 특성을 갖춘 단일소재 및 현행 플래스틱을 대체하는 신규 소재 개발을 위한 혁신을 통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우성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