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에탄(Ethane) 수요가 급증하며 VLEC(초대형 에탄 운반선) 발주가 쇄도하고 있다.
최근 에탄의 압도적인 가격경쟁력이 주목받으며 화학제품 원료용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VLEC 역시 현재 건설하고 있는 것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기존 운반선의 약 2배에 해당하는 40척이 발주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2023년 이후 HD한국조선해양이 3척, HD현대중공업이 1척을 수주했다.
미국은 세계 유일의 에탄 수출국이며 2024년 1분기 에탄 수요가 쇄도함에 따라 에탄 수출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에틸렌(Ethylene) 수송선까지 에탄 수출에 투입해 에틸렌 수출이 차질을 빚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나마 운하와 홍해 통행 가능량이 줄어들어 VLEC 체선 및 항해일수 증가 문제가 심화됨에 따라 리드타임 단축을 위해 에틸렌 수송선을 이용한 에탄 하주들이 많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에틸렌 수송선으로 수송 가능한 에탄은 일반적인 VLEC 수송량의 4분의 1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에틸렌 수송선이 예상보다 대거 투입됐고 용선료가 폭등했다.
에탄, 프로판(Propane) 등 NGL(천연가스액)은 셰일가스(Shale Gas)에 수반돼 얻을 수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미국은 2023년 에탄 생산량이 하루 260만배럴로 전년대비 9% 증가했으며 수출도 47만배럴로 13% 늘었다. 수출량의 45%는 중국에 내보냈으며 인디아 16%, 캐나다 14%, 노르웨이 10% 순으로 나타나 주로 화학제품 원료용으로 투입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은 에탄 매장량이 에틸렌 환산 기준으로 적어도 연간 500만톤에 달하기 때문에 수출여력이 충분하고 에탄 거래가격(헨리허브)은 2023년 1MMBTU당 평균 2.6달러로 2020년 중반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2024년 5월까지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가격경쟁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탄소중립 트렌드로 NCC(Naphtha Cracking Center)보다 온실가스 배출원단위가 낮은 ECC(Ethane Cracking Center)가 주목받고 있는 것 역시 에탄 및 VLEC 수요 증가 요인으로 판단된다.
에틸렌 생산용 스팀 크래커는 석유화학산업의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으로 지적되나 ECC는 온실가스 배출계수가 석유 베이스 나프타(Naphtha)를 원료로 사용하는 NCC 대비 20% 정도 낮다.
글로벌 에틸렌 수요는 약 1억8000만톤이며 보수적으로 연평균 2-3% 증가가 기대됨에 따라 매년 400만-500만톤의 스팀 크래커 건설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 인디아, 유럽 등은 최근 대규모 ECC 건설을 추진 및 준비하고 있으며 대부분 미국산 원료를 수입해 사용하기 때문에 에탄 및 VLEC 수요 증가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에서는 이네오스(Ineos)가 벨기에에서 ECC 신규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사빅(Sabic)은 영국에서 가동하고 있는 NCC를 ECC로 전환할 예정이다.
인디아 가스 공사 GAIL은 2027년 이후 가동을 목표로 ECC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