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대표 신학철)이 배터리 열폭주 차단 신소재를 개발했다.
LG화학은 10월1일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기반기술연구소 연구팀이 열폭주를 억제하는 온도 반응성 안전성 강화 기능층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이민아 포항공대 배터리공학과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소재 해석을 진행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이 안전성 검증에 참여했다.
공동 연구팀은 열폭주 억제 신소재를 배터리의 양극층과 집전체 사이에 머리카락 100분의 1 수준인 1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얇은 층 형태로 만들었다.
신소재는 온도에 따라 전기 저항이 변하는 복합 물질로, 온도가 오르는 초기 단계에서 전기 흐름을 차단하는 퓨즈 역할을 한다.
전지에 이상이 발생해 온도가 섭씨 90-130도 수준으로 정상 범위를 벗어나면 소재가 온도에 반응해 결합 구조가 바뀌며 전류의 흐름을 억제하는 구조이다.
신소재는 온도가 1도 올라갈 때마다 전기 저항이 5000옴씩 상승해 온도에 대한 반응 속도가 빠르며 최대 저항은 정상 온도일 때보다 1000배 이상 높고, 온도가 내려가면 다시 저항이 낮아져 원래의 전기가 통하는 상태로 돌아오는 가역성까지 갖추었다.
모바일용 LCO(리튬·코발트·산화물) 배터리에 못으로 구멍을 뚫는 관통 실험을 한 결과 일반 배터리는 16%만 불이 나지 않았지만 신소재를 적용한 배터리는 화재가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전기자동차(EV)용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약 10kg의 무게추를 떨어뜨리는 충격 실험에서도 일반 배터리는 모두 화재가 발생한 반면, 신소재 적용 배터리는 70%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고 30%는 불꽃이 발생한 후 수초 안에 꺼졌다.
LG화학은 소재 설계에 대한 기술력과 특허를 바탕으로 기존의 반응 속도와 에너지밀도 저하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빠르게 양산공정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의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또 모바일용 배터리에 안전성 검증 테스트를 마치고 2025년까지 대용량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에도 안전성 테스트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종구 LG화학 CTO는 “양산공정까지 빠른 시일 안에 적용 가능한 가시적인 연구 성과”라며 “전기자동차의 안전성 강화 기술을 고도화하고 배터리 시장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9월호에 온라인 게재됐다.
LG화학은 최근 전기자동차 화재 사고로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당진공장에서 차세대 열폭주 차단 소재인 에어로젤 양산을 준비하고 있으며 4분기 본격 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