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린케미칼, 비식용 원료 활용 본격화 … 제지 메이저 오지와 협력
일본이 비식용 바이오매스 베이스 기능성 화학제품 생산을 본격화한다.
도쿄(Tokyo)공업대학이 설립한 스타트업 그린케미칼(Green Chemical)은 조만간 비식용 바이오매스 원료를 사용한 의약품과 플래스틱 원료용 기능성 화학제품 샘플 공급을 시작할 방침이다.
목질 펄프와 왕겨 등에 포함된 셀룰로스(Cellulose)에서 추출한 글루코스(당)를 원료로 투입하고 촉매 기술을 사용해 생산하는 것으로, 화학기업과 최종제품 생산기업에게 식량 자원과 경쟁하지 않고 생산 시 환경부하를 낮출 수 있다는 점을 홍보하며 수요기업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그린케미칼은 공동 창업자 중 1명인 도쿄공업대학 하라 미치카즈 교수가 개발한 촉매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2018년 설립한 스타트업이며, 산관학 연구소가 밀집한 쇼난(Shonan) 헬스 이노베이션 파크에 본사와 연구소를 두고 있다.
글루코스는 분자구조 중 활성이 높은 수산기를 가져 부생물이 만들어지기 쉽기 때문에 목표로 한 화합물의 수율을 높이기 어렵다는 점에서 바이오매스 원료 가운데 화합물 합성이 어려운 편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그린케미칼은 글루코스를 100% 원료로 활용해 고순도 HMF(Hydroxymethylfurfural)를 생산하는 촉매와 생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글루코스 용액에 고체 루이스 산 촉매를 투입하고 열을 가함으로써 HMF를 선택적으로 합성하고 이후 분리를 통해 순도 99% 이상의 HMF를 얻는 기술이며, 원료로 목질 펄프와 왕겨 뿐만 아니라 사탕수수 바커스 등 다양한 비식용 바이오매스 베이스 글루코스를 사용할 수 있다.
HMF는 혈압강하 작용과 피로회복 효과가 있어 의약품과 기능성 식품 원료로 주목받고 있으며 다양한 화합물의 중간체로도 사용되고 있다.
그린케미칼은 HMF를 원료로 식품용기용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보다 가스 배리어성이 우수한 바이오 PEF(Polyethylene Furanoate) 원료 FDCA(2,5-Furandicarboxylic Acid)를 생산하는 기술을 갖추고 있으며, 최근에는 HMF로 고내열성 방향족인 PA(Polyamid) 원료 BAF(2,5-Bis(aminomethyl)Furan)를 생산하는 신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HMF와 FDCA를 100g 단위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곳은 그린케미칼이 유일하며, 해외기업 또한 전분과 수크로스 등에서 추출한 프럭토스(Fructose)를 원료로 HMF를 생산하는 곳과 HMF가 아닌 다른 원료를 이용해 고온고압 합성법으로 FDCA를 생산하는 곳이 있을 뿐이어서 그린케미칼의 경쟁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그린케미칼 기술은 원료 단계부터 식량 자원과 경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촉매 기술로 생산했을 때 에너지 사용을 억제할 수 있고 합성 프로세스가 단순한 편이어서 기존 설비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위를 갖춘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그린케미칼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HMF 샘플 공급을 시작했고 화학기업과 음료 생산기업 등 최종제품 생산기업에 대한 마케팅을 펼치면서 양산화 실증 등 다음 단계로 나아갈 계획이다.
현재 도쿄공업대학, 도호쿠(Tohoku)대학 등과 촉매 성능 향상과 수율 향상을 위한 공동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1-2년 안에 기술 확립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연구개발(R&D)과 사업 개발 가속화를 위해 인원 확충에 주력하고 있고 벤처캐피탈인 도호쿠대 벤처파트너스와 미라이(Mirai)창조기구 등을 인수처로 제3자 할당 증자를 통해 1억7000만엔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제지 메이저 오지(Oji Holdings)도 그린케미칼의 제3자 할당 증자 과정에서 자본 참여해 주목된다. 오지는 예전부터 그린케미칼에게 목질 베이스 당액 샘플을 공급하고 있으며 FDCA 합성에도 당액을 원료로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지는 2025년 1분기 전까지 돗토리현(Tottori)에서 최대 3000톤의 목질 베이스 당액 생산이 가능한 파일럿 플랜트를 가동할 예정이며, 그린케미칼은 오지 파일럿 플랜트의 당액을 활용해 FDCA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린케미칼은 최근 HMF와 FDCA 생산기술 및 판매 라이선스, 촉매 공급, 자체 HMF 생산‧판매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고려하고 있으며 앞으로 수요기업 및 파트너와 협력을 강화해 2027-2030년경 사업화에 나설 예정이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