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3사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맞추어 생존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그동안 전기자동차(EV) 보급 확대를 견인했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폐기하는 등 전기자동차 지원책 종료를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배터리 3사는 기존 전기자동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 뿐만 아니라 미국 정책 변화에 대응해야 할 필요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자동차 시장이 위축돼도 가파른 성장이 유력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를 필두로 비 전기자동차 사업 비중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법인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는 미국 재생에너지 전문기업 테라젠(Terra-Gen)과 2026년부터 4년간 8GWh의 ESS를 공급하는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자율주행로봇 기반 모빌리티 플랫폼 전문기업 베어로보틱스에게 서비스 및 산업용 로봇용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또 얼마 전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Tesla)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에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주목받았다.
삼성SDI도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ESS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SDI는 9월 울산 사업장에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과 제조의 중심이 될 마더라인 구축을 시작해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분기에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둔화에도 ESS 매출이 20% 이상 급증했고, 특히 미주에서 전력용 삼성 배터리 박스(SBB) 판매가 호조를 나타낸 것으로 파악된다.
SK온도 전기자동차 이외 수요처용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3월 인터배터리 전시회에서 ESS를 처음 선보였고 최근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배터리 3사는 그동안 IRA상 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을 받기 위해 미국에 대규모로 투자하면서 현지 배터리 생산기지를 빠르게 늘렸으나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IRA 폐기와 함께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자동차 의무화 정책 폐기를 공언하면서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최근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에너지부 장관에 셰일가스(Shale Gas) 생산기업 리버티에너지(Liberty Energy)의 크리스 라이트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를 지명하면서 2기 행정부의 화석연료 확대 구상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배터리 전문가들은 길게 보면 전기자동차 전환 추세가 유효하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IRA 전면 폐지 등 극단적인 정책 변화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법을 폐지하려면 의회 동의가 필요하나 IRA 수혜주인 연방 상하원 의원 대부분이 공화당 소속이어서 공개적으로 IRA 폐기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