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NCC가 자금난으로 부도 위기에 몰렸다.
여천NCC는 8월8일부터 여수 3공장 가동을 중단했으며 8월 말까지 3100억원의 자금이 부족한 상태에서 회사채 발행과 대출이 불가능해지면서 8월21일까지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천NCC 당기순이익은 2022년 마이너스 3477억원, 2023년 마이너스 2402억원, 2024년 마이너스 2360억원으로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2025년 3월 한화그룹과 DL그룹이 각각 1000억원씩 출자를 했지만 추가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다.
공동 대주주인 한화그룹은 추가 지원을 통해서라도 디폴트를 막겠다는 입장인 반면, DL그룹은 추가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여천NCC 사태는 석유화학산업 전반의 위기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여수·대산·울산 등 전국 3대 석유화학단지에 입주한 NCC(Naphtha Cracking Center) 10곳 중 상당수는 경영난에 직면해 있다.
LG화학은 대산·여수 소재 SM(Styrene Monomer)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으며 나주공장에서 알코올 생산도 중단했다.
롯데케미칼은 2024년 12월 여수 2공장의 일부 생산라인을 가동중단했고 HD현대오일뱅크와 함께 대산단지에서 NCC를 통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2022년을 기점으로 동북아 공급과잉에 따른 불황에 직면했다.
과거 중국을 타깃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냈으나 중국을 중심으로 동북아 생산능력이 최근 3년간 국내 전체 생산능력의 200% 수준인 2500만톤 증설됐고 동북아 평균 가동률은 15% 이상 급락했다.
범용제품 비중이 높은 국내 구조도 경쟁 심화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된다.
현재 국내 크래커와 PDH(Propane Dehydrogenation) 가동률은 약 70% 수준이며 범용제품 중 중국과 경쟁이 심화할 수 있는 비중이 전체의 30%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통적 성수기인 2분기에는 롯데케미칼 기초화학 부문이 영업적자 2161억원,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904억원,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468억원을 기록했고 금호석유화학은 흑자를 유지했으나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45.3% 급감했다.
앞으로도 3년 동안 1500만톤에 달하는 신증설이 이어질 예정이라는 점에서 국내 석유화학산업을 둘러싼 상황은 2030년 이전까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국내 석유화학기업의 영업이익 및 재무 상황을 고려했을 때 현재의 불황이 계속된다면 3년 뒤 50%만이 지속가능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산업단지별로 1-2곳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받으면 연관 2·3차 공급기업(벤더)이 연쇄 도산할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특히, 소규모 폴리머 생산기업 및 가공기업의 직격탄이 우려되고 있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