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산업은 고강도 자구책에 나서고 있으나 불황의 파고를 넘기에 역부족으로 지적된다.
LG화학은 2025년 2분기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이 110.7%로, 2022년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IPO(기업공개) 이후 3년만에 100%를 넘겼고, 한화솔루션은 부채비율이 178%에 달하며, 자산 경량화에 속도를 내는 롯데케미칼의 부채비율은 76.3% 수준으로 알려졌다.
석유화학기업들은 재무 압박 속에서 생존을 위해 비핵심 사업을 매각하고 있다.
LG화학은 배터리 소재, 친환경 소재, 신약 등 3대 신 성장동력 이외에 주력 미래산업과 시너지가 제한적인 사업에 대해 포트폴리오 재점검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8월7일 에스테틱 사업을 2000억원에 양도한다고 발표했으며, 워터솔루션 사업도 1조4000억원에 매각했다.
롯데케미칼은 자산 경량화를 통한 사업구조 전환을 추진하며 약 1조7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그러나 자구책만으로는 불황을 극복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2분기 영업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개별기업 단계에서 진행될 수 있는 최적화 수준은 어느 정도 진행했으나 과거 경험과 비교해 업황 악화의 폭이 깊어서 추가적인 영업실적 개선의 모멘텀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주요국도 공급과잉 대응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2024년 무분별한 증설을 통한 시장 파괴를 제한하기 위해 경쟁력 열위로 판단되는 크래커 및 범용 폴리머 설비에 대해 신규 건설을 제한하는 지침을 마련했다.
일본은 4개 산업단지에서 크래커 간 통합 및 설비 합리화 진행을 통해 240만톤의 에틸렌(Ethylene) 생산능력을 축소할 계획이다. 주요 단지에서 40-50년 이상 된 50만톤 이하 설비를 중심으로 합리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도 조만간 후속 지원책을 발표해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앞서 발표한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에서 설비 폐쇄, 사업 매각, 합작법인 설립, 설비 운영 효율화, 인수합병(M&A) 등 자발적 사업재편을 유인하기 위해 법제 정비, 금융·세제 지원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사업재편기업은 지주사 지분 100% 매입을 위한 규제 유예기간을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늘려 매수자가 수익이 발생한 이후 지분 규제를 이행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보장하고, 석유화학기업에게 총 3조원의 정책금융을 융자‧보증 방식으로 공급한다.
특히, 사업재편 추진 시 산업은행을 통해 1조원의 사업 구조 전환지원자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융자 문을 넓힐 예정이다.
다만, 석유화학기업의 비용 절감을 유도하고 근원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은 앞으로 발표할 추가 대책으로 넘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후속 지원 대책을 통해 레드오션으로 평가받는 범용제품 생산체계를 고부가가치 스페셜티제품 중심으로 전환하도록 연구개발(R&D) 지원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