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대표 이한우)이 이라크에서 4조원의 초대형 해수 처리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9월14일 이라크 바그다드(Baghdad)의 이라크 총리실에서 약 31억6000달러(약 4조3901억원)의 해수공급시설(WIP) 프로젝트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WIP 프로젝트는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 이라크 석유부 산하기업 바스라 석유(Basra Oil Company), 카타르 국영기업 카타르에너지(Qatar Energy)가 공동 투자하는 국가 전략 사업이며 공사 기간은 착공 후 49개월로 2025년 11월30일부터 2029년 12월30일까지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약 500km 떨어진 코르 알 주바이르(Khor Al-Zubair) 항구 인근에 하루 500만배럴의 용수를 생산할 수 있는 해수 처리 플랜트를 건설하며 생산한 용수는 이라크 바스라(Basra) 남부의 웨스트 쿠르나(West Qurna), 루마일라(Rumaila) 유전에 주입해 원유 증산에 활용할 예정이다.
WIP 프로젝트는 2030년까지 원유 생산량을 하루 420만배럴에서 800만배럴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며 원유 생산량 증가는 물론 국가 재정 확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라크는 세계 5위 원유 매장국으로 국가 수입의 90% 이상을 원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라크에서 1978년 바스라 하수도 공사 이후 카르발라(Karbala) 정유공장, 알무사이브(Al-Musayyib) 화력발전소, 바그다드 메디컬시티 등 40여건, 누적 90억달러의 프로젝트들을 수행했다.
WIP 수주는 2023년 준공한 총 사업비 60억4000만달러의 카르발라 정유공장 건설 이후 가장 큰 계약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전쟁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같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에서 오랜 기간 책임감 있게 주요한 국책 공사를 수행한 현대건설에 대한 굳건한 신뢰감이 수주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정유공장·전력설비·주택 등 다양한 분야의 추가 수주 경쟁에서 경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WIP 프로젝트처럼 전통적 수주 우위 지역인 중동에서 원유 개발 및 석유화학, 산업설비 같은 초대형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한편 프랑스 토탈에너지스, 미국 엑손모빌(ExxonMobil), 유럽 최대 석유기업 쉘(Shell) 등 글로벌 에너지기업과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해외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보다 공고히 다질 계획이다. (이주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