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화학제품안전법 위반 사망 사고에 대해 공소시효를 10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는 1월15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9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제2차 생활화학제품·살생물제 관리 종합계획을 확정했다. 생활화학제품·살생물제 관리 종합계획은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막기 위해 2018년 제정돼 2019년 시행된 화학제품안전법에 따라 5년 주기로 수립된다.
정부는 화학제품안전법 위반으로 인명 피해를 일으켰을 때 공소시효를 법령 위반에 따른 인명 피해와 인과관계를 증명할 과학적 근거가 있으면 추가 10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행 제도는 화학제품안전법을 위반해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하면 징역 10년 이하 또는 7년 이하에 공소시효는 7-10년이 적용된다. 다만, 공소시효가 범죄 행위가 종료된 시점인 피해자가 사망한 때로부터 계산하기 때문에 너무 짧다는 지적이 있었다.
화학제품으로 발생하는 피해는 오랜 잠복기 이후 나타나는 사례가 많고 피해 원인이 화학제품인지 규명하는 과정에서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관련해서도 CMIT(Chloromethyl Isothiazolin)와 MIT(Methyl Isothiazolinone) 성분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기업의 임직원들이 재판에서 공소시효 완성을 주장한 바 있다.
대한예방의학회, 환경독성보건학회 등 가습기 살균제 관련 6개 학회는 2025년 12월 공동 성명을 내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침해해 사망자를 발생시킨 중대 환경 범죄는 피해의 발견과 인과관계 입증, 피해자 조직화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해 공소시효를 폐지하거나 최소한 사실상 시효가 지나지 않도록 특별 규정을 두어야 한다”며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같이 사망자가 발생한 대규모 환경·보건 참사는 살인에 준하는 중대범죄로 간주해 공소시효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AI(인공지능)를 활용해 불법·위해 제품 온라인 유통을 24시간 감시하는 체계도 도입하기로 했다. 이미지·영상 탐지·판독기술을 적용하고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불법·위해제품이 유통되는 사각지대를 없앨 계획이다.
불법제품이 유통되지 않도록 방지하고 소비자가 구매 전 신고·승인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통신판매중개자의 주요 정보 고지 역할·책임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살생물제 오용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라벨의 가독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QR코드를 활용해 다양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쉽게 전달하는 방안도 강구할 방침이다.
정부는 안전 관리 대상 생활화학제품을 확대하면서 모든 성분을 공개하는 생활화학제품을 현재 2267개에서 2030년 2700여개까지 늘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