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합성고무 생산기업인 JSR의 대지진 피해가 예상과 달리 경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진으로 발생한 쓰나미가 Chiba, Kashima 등 일본 동북부 일부 지역에 집중되면서 JSR Corporation 등 합성고무 생산기업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했으나 정전에 의한 단시간 가동중단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JSR의 2010년 3월15일 가동률 발표에 따르면, Chiba의 Ichihara 소재 BR(Butadiene Rubber) 7만2000톤 플랜트와 Ibaragi의 Kamisu 소재 부타디엔(Butadiene) 12만톤, EPDM(Ethylene Butadiene Diene Monomer) 3만6000톤, 이소프렌(Isoprene) 3만6000톤을 생산하는 Kashima 플랜트가 3월11일 지진 직후 정전사태로 가동중단 됐으나 3월14일부터 80% 이상 정상가동하고 있다.

JSR 관계자는 “JX Nipponoil & Energy 및 Cosmo Oil 등 정유기업들은 지진과 쓰나미로 물리적 피해를 받은 반면 대부분의 석유화학기업들은 진동으로부터 생산라인을 보호하기 위한 자동 셧다운 시스템 가동으로 생산이 멈춘 것일 뿐”이라며 “다만, 일주일 이내에 강도 7-8 수준의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추가 정전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유기업들이 원료 운반비용을 낮추기 위해 주로 해안가에 위치한 반면, 석유화학기업들은 비교적 내륙에 위치하고 있어 피해가 경미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BR 등 합성고무분야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금호석유화학 등 국내기업들의 반사이익은 단기간 물류차질로 발생한 Spot 거래 외에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천연고무 수급타이트와 합성고무 강세로 이미 마진을 확보하고 있고 일본 합성고무 생산기업들의 피해가 경미해 뚜렷한 반사이익은 기대하기 힘들다”며 “그러나 일본의 전기, 가스, 통신 등 유틸리티 회복이 더디게 이루어지면 일본이 수출하던 국가로 대체수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호석유화학이 국제고무 생산자협회(IISRP)를 인용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합성고무 세계 수요는 2015년까지 연평균 6.4%로 증가하는 가운데 중국은 8.5%, 인디아는 5.1%의 고성장이 예상되고 있어 수출수요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EPDM 및 BR 등의 원료인 에틸렌(Ethylene) 및 프로필렌(Propylene), 부타디엔 수급에도 지진의 여파가 미치고 있다.
특히, Mitsubishi Chemical이 정전으로 Kashima 소재 에틸렌 47만톤, 프로필렌 26만톤 크래커를 가동중단하면서 일본 내수시장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JSR의 Kashima 소재 부타디엔 12만톤 플랜트는 정전 이후 정상가동돼 부타디엔 공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진이 초래한 다운스트림 산업의 붕괴도 합성고무 시장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도쿄가스, 도요타, 닛산, 파나소닉, 캐논, 파이오니아 등 자동차 및 전자제품 및 부품 생산기업은 물론 반도체 생산기업인 르네사스, 철강기업인 스미토모금속과 신일본제철 등도 각각 피해를 입거나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BR, SBR(Styrene Butadiene Rubber), SSBR(Solution-Polymerized Styrene Butadiene Rubber) 수요감소가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합성고무 시장 관계자는 “일본 지진피해로 국내 합성고무 시장에서 원료와 제품에 수혜가 다소 예상되지만 일본 자동차 생산이 급격히 위축될 것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반사이익은 미미할 것”이라며 “BR 플랜트의 가동률 조정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가 중단됨에 따라 약 9만7300MW 전력공급에 차질이 생겨 JSR의 합성고무 플랜트도 전력사용량 감축을 요청받고 있어 플랜트 가동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승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