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4공단에서 불산 누출사고가 발생한 지 보름 이상이 지났다. 9월27일 휴브글로벌 구미공장에서 불산을 탱크로리에 옮기다 밸브 오작동으로 다량의 불산이 누출됨으로써 5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부상을 입었다. 여기에 구미단지에 입주해있던 인근 공장들도 피해를 입어 신고한 피해액만 177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문제는 사상자 발생과 인근 공장 피해로 마무리된 것이 아니라 3차, 4차 피해가 널리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인근 공장ㆍ마을과 소방관ㆍ경찰 등이 피해를 입었고, 나아가 불산이 땅과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비를 타고 흘러 하류지역 주민의 식수원인 낙동강까지 오염됐을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구미공단 인근지역의 농작물이 이미 빨갛게 타들어 수확할 수 없음은 물론 2-3년 동안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고, 섣부른 주민 대피령 해제로 수백명의 주민들이 불산 가스를 들이마신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일근 주민들과 공장 노동자들은 맹독성 불산 때문에 호흡기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불산 가스에 오염된 공기를 흡입하거나 불산이 묻은 과일이나 채소를 먹음으로써 4차 피해가 걱정되고 있다. 특히, 인근지역에 살고 있는 어린이들은 직접적인 피해는 물론 유전적 이상을 일으킬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불산 누출사고의 진행과정을 되돌아보면, 먼저 휴브글로벌이나 사고를 당한 노동자들이 불산의 맹독성을 간과한 채 아무런 안정장비를 갖추지 않고 탱크로리 이송작업을 실시했고, 누출사고 이후에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몰라 전혀 손을 쓰지 못했다는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다. 이전에도 소량이지만 불산 누출사고를 경험한 적이 있는 휴브글로벌이 마무런 대비책도 세우지 않았다는 점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또 휴브글로벌은 물론 구미시와 소방당국이 안전사고에 대비해 어떠한 준비가 갖추지 않았고 심지어 불산을 중화시킬 수 있는 소석회조차 확보하지 않았다. 환경부 역시 인근 지역의 불산 농도를 조사하고 있는 과정인데도 불구하고 농도가 기준치 이하라고 발표함으로써 4차 피해를 유발시킨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화학공장의 안전관리가 총체적으로 부실하다는 것을 입증해준 사고로, 해당기업의 금전적ㆍ형사적 책임은 물론 책임자와 관련 공무원에 대해서도 처벌이 불가피하다. 특히, 여론을 무마시키는 차원이 아니라 화학공장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엄중함이 요구된다. 아울러 화학공장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특별점검과 사고대비 매뉴얼 작업을 원점에서 다시 해야 한다. <화학저널 2012년 10월 22일/10월 2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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