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진(Rosin)은 소나무에서 채취한 물질을 가공해 제조하는 천연수지로 화학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유한자원인 석유 베이스 수지와는 달리 계획적인 조림계획을 통해 반영구적으로 원료를 조달할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로진 생산기업들은 로진이 식물 베이스 신재생에너지원이면서 독특한 물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무기로 소재 개발과 판매 확대에 힘쓰고 있다.
제지·전자소재·의약품부터 실생활까지…
로진은 소나무과 식물이 다량 함유하고 있는 수지의 불휘발성 성분으로 아비에트산(Abietic Acid)과 피마릭산(Pimaric Acid) 등 수지산(Resin Acid)이 주성분으로 채취방법에 따라 크게 검로진(Gum Rosin), 톨로진(Tall Rosin), 우드로진(Wood Rosin)으로 구분된다.
검로진은 채취한 송진을 증류해 테레빈유(Turpentine Oil)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생산하며 세계 로진 생산량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톨로진은 소나무로 펄프를 제조할 때 발생하는 폐액(Black Liquor)에 함유된 톨유 원액(Crude Tall Oil)을 정류(Rectification)해 만드는 물질로 검로진에 이어 2번째로 생산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드로진은 소나무 그루터기를 목재 칩 상태로 가공한 뒤 용제로 테레빈유를 분리해 추출하며 현재는 극소량만 생산하고 있다.
천연수지인 로진과 유도제품은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제지용 사이즈제(Sizing Agent)를 비롯해 인쇄잉크에 활용하면 안료의 균일분산이 가능하고 접착부여제(Tackifier)·도료·합성고무 등 중합용 유화제, 솔더링(Soldering) 등 전자소재, 의약품·화장품·추잉검 등의 원료에도 투입되고 있다.
바이올린 현에 도포하면 음색 개선에 도움이 되고 야구선수들은 경기에서 미끄럼 방지용으로 로진 백을 사용하는 등 최근에는 공업용 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활용하고 있다.
중국 생산량이 가격변동의 결정적 요인
세계 로진 생산량은 가격, 기후, 수요 요인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최대 산지인 중국의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함께 줄어들고 있다.
로진 메이저 Harima Chemicals에 따르면, 2013년 글로벌 총 로진 생산량은 약 114만톤으로 2012년 약 120만톤에 비해 감소했다.
검로진이 약 72만톤으로 62.9%에 달하는 가운데 톨로진이 약 41만톤으로 36.2%를 차지했으며 우드로진은 약 1만톤으로 0.9%에 그쳤다.
로진 생산량 감소는 최대 산지인 중국의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으로, 중국은 평균 약 70만톤의 검로진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2013년에는 50만톤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가격도 생산량을 감소시키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중국산 검로진 수입가격은 2013년까지 톤당 2000달러를 하회해 송진 채취 농가의 사기가 저하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악천후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2013년에는 송진 채취를 시작하는 6월 장마가 길어져 소나무 숲이 조성된 산지에 들어갈 수 없어 생산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 경기악화와 중국의 내수침체, 일본과의 거래부진 등도 중국산 검로진 생산량을 감소시킨 요인으로 판단된다.
2014년 생산량은 70만톤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송진 매입가격이 2013년 9월 2000달러를 돌파해 2014년 7월 2500-2600달러대에서 움직였기 때문이다.
중국산 검로진 가격 급등으로 동남아 부상
로진 생산기업들은 최근 중국산 검로진 가격이 급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제발전에 따라 송진 채취 농가의 소득수준이 향상되고 브로커 사이에서 로진이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어 중국산 가격이 계속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산 검로진은 10년 전인 2004년 톤당 500달러 정도에 거래됐으나 2011년 봄 톤당 3500달러를 넘어섰고 2014년 7월 2500-2600달러대를 형성했다.
중국산 가격 급등으로 인도네시아, 베트남,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에서 검로진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Harima Chemicals, Arakawa Chemical은 동남아와 남미산을 상품화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다만, 중국 이외 지역에서 생산된 검로진이 부각돼도 중국산 가격하락을 기대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톨로진 시장은 나프타(Naphtha) 가격에 연동되고 있다.
펄프 폐액에 함유된 톨유 원액을 외부에 판매하고 있는 제지기업들은 나프타 베이스 중유 가격이 나프타 가격 급등으로 동반상승하면 중유 대신 폐액을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톨로진 가격도 함께 올라가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 중국공장 재정비로 일괄생산 추진
일본은 로진 소비량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Harima Chemicals에 따르면, 2013년 일본 소비량은 7만1600톤으로 2012년에 비해 약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력 용도였던 제지용 사이즈제, 인쇄잉크 수요가 줄어들면서 앞으로 회복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E-SBR(Emulsion Styrene Butadiene Rubber)용도 수요 감소에 생산설비의 해외이전으로 줄어들고 있다.
일본은 Harima Chemicals, Arakawa Chemical, Seiko PMC 등 3사가 로진 메이저로 자리 잡고 있다.
Harima Chemicals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드물게 검로진과 톨로진을 동시 취급하고 있고, Arakawa Chemical은 검로진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Seiko PMC가 합세에 3사가 일본 로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중국 로진 산지 재정비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Arakawa Chemical은 도시정비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Fujian 공장을 폐쇄하고 Xiamen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던 로진계 접착제용 수지를 Guangxi 자치구 공장으로, 인쇄잉크용 수지는 Jiangsu 소재 Nantong Arakawa Chemical로 각각 이전해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