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기업들은 저유가의 영향으로 해외사업에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SK그룹이 싱가폴에 설립한 JAC(Jurong Aromatic Complex)는 2015년 9월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P-X(Para-Xylene)와 벤젠(Benzene) 등 주요 생산제품 가격이 급락함에 따라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돼 주채권은행 BNP파리바가 임명한 관재인의 보전관리를 받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전관리는 법원이 파산관재인을 임명하고 임명받은 관재인은 대신 경영을 하면서 해당기업을 정리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보전관리 결과에 따르면, SK종합화학은 JAC 관련 매출채권 1600억원을 손실처리하면서 2015년 4/4분기 46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JAC는 SK그룹이 2011년 중국, 인디아의 정유기업과 연합해 싱가폴 Jurong에 건설했으며 석유화학 생산능력이 P-X 60만톤, 벤젠 45만톤, 혼합 나프타(Naphtha) 65만톤, 액화석유가스(LPG) 28만톤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이 2014년 3억6000만달러에 인수한 미국 오클라호마와 텍사스 광구도 저유가 영향으로 지분평가 손실이 2640억원에 달하는 등 가치가 폭락했다.
카자흐스탄 광구 역시 43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GS에너지 역시 해외사업에서 고전을 겪고 있다.
GS에너지는 회사채를 대규모로 발행하고 해외 석유개발 사업을 지속하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대형광구 지분을 확보해 안정적인 원유 공급이 가능해져 긍정적”이라는 의견과 “탐사광구와 달라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GS에너지는 2015년 5월 UAE 아부다비 육상 생산광구 지분 3%를 7400억원에 매입했는데 당시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0달러 안팎으로 하루 얻을 수 있는 매출액이 307만2000달러, 한화로 33억5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또 연간 11억달러, 즉 한화 1조원 이상의 안정적인 매출이 기대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두바이유 가격이 30달러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하락하면서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지분 3%를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 6000억원 등 7400억원을 투자한 것도 과도했다는 비판이 등장하고 있다.
한 에너지 전문가는 “연간 500억-600억원 정도의 이익을 내도 투자비용을 회수하려면 10년 이상 걸린다”면서 “국제유가는 중장기적으로 크게 오를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손실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GS에너지 관계자는 “중장기적인 비전을 보고 들어간 사업”이라면서 “이제 막 첫 발을 뗀 것으로 손실을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주장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