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대표 정철길)이 저성장이 지속되는 뉴노멀시대에 대비해 과감하고 선제적인 사업구조 혁신에 나선다.
SK이노베이션 정철길 부회장은 4월20일 종로구 SK이노베이션 본사 사옥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전략적 성장투자를 실시해 고부가 정밀화학, 2차전지 분야에서 신규 글로벌 파트너링과 인수합병(M&A) 등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경영구상과 전략방향을 발표했다.
석유산업은 최근 저유가와 공급과잉 문제로 미국 셰일(Shale) 생산기업들이 잇달아 도산하는 등 자원탐사‧개발 등 업스트림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정제‧유통 등 다운스트림은 석유제품 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 증가로 영업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동시에 글로벌 전기자동차(EV) 시장 확대 등 탈(脫) 석유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정철길 부회장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생존을 확보하고 미래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발전시키고 스피드·유연성 제고 등 조직문화를 혁신해야 한다”며 “호황기에 차별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불황기에는 수익을 지키는 경영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고부가제품, 비전통자원, 글로벌 파트너링과 M&A, 중국과 미국 중심의 사업개발 강화 등 4가지 추진 방향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변화하기로 했다.
석유사업은 차별적‧구조적 경쟁력 강화를 통해 동북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정유기업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화학사업은 중국시장과 고부가제품 중심의 투자를 통해 기존 범용제품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계획이다.
윤활유 사업은 합작 또는 M&A 등을 통해 완제품 윤활유 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구조를 조정하기로 했다. 트레이딩 사업은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석유개발 사업은 미국 내 셰일가스 등 비전통자원 자산 신규인수, 기존 석유개발 사업 확장 등을 통해 독립적인 석유개발 전문기업으로 진화시킬 계획이다.
EV 배터리 사업은 중국 합작법인인 Beijing BESK Technology와 같은 글로벌 파트너링을 활용해 중국 중심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 중국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2016년 내로 투자 방향을 확정할 예정이다.
EV 배터리 핵심소재인 LiBS(Lithium-ion Battery Separator) 사업은 공장 증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37년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나 2015년에는 2011년 이후 최대 영업이익인 1조9000억원을 올렸다.
순차입금도 원가절감, 비핵심자산 매각 등을 통해 2014년 7조8000억원에서 2015년 말 3조5000억원대로 줄였으며, 부채비율은 2014년 119%에서 지난해 84%로 크게 낮추었다.
정철길 부회장은 “그동안 뼈를 깎는 수익구조, 재무구조 혁신을 통해 기초체력을 확보했다”며 “이제 사업구조를 혁신하고 기업가치를 키워 글로벌 일류기업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