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멜트(Hot-melt) 접착제는 원료가 EVA(Ethylene Vinyl Acetate)계에서 폴리올레핀(Polyolefin) 계열로 전환되고 있다.
핫멜트 접착제는 접착시간이 짧아 빠른 공정이 가능하며 용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무용제형 접착제이기 때문에 친환경제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100% 고체인 물질을 65-180℃에서 용융시켜 도포하며, 물성 향상을 위해 점착부여 수지(Tackifying Resin), 가소제 (Plasticizer), 첨가제(Filler), 오일(Oil), 안정제(Stabilizer)를 투입해 생산하고 있으며 위생용, 포장용, 가정용, 자동차용, 제본용 등 산업용에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EVA를 원료로 사용하는 핫멜트 접착제는 포장용, 산업용 등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취기가 심하고 수분에 약하며 접착력을 유지할 수 있는 온도의 스펙트럼이 넓지 않아 EVA를 대체할 수 있는 폴리머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폴리올레핀계 핫멜트 접착제는 수분에 강하고 취기가 적으면서도 내열성이 우수해 EVA계를 대체하며 위생용, 자동차용에서 부상하고 있으며 포장용은 내부포장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EVA계 핫멜트 접착제는 범용제품으로 신규용도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아 수요가 정체되고 있으며 폴리올레핀계, 폴리우레탄(Polyurethane)계 등 다양한 대체제로 전환되면서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국내 생산능력은 헨켈(Henkel) 1만1750톤, MCS 4200톤, 오공 1800톤, 삼정산업 1400톤, 대양산업 1600톤, 동우테크 1000톤 등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약 100개의 중소기업이 난립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한정된 내수시장에서 경쟁이 과열되고 있음에도 신규용도를 개발하지 못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포장용 확대에 제본·위생용 “부진”
핫멜트 접착제는 포장용으로 수요가 다양해지고 있다.
핫멜트 접착제 수요비중은 포장용 40.8%, 위생용 30.7%, 자동차용 13.8%, 제본용 6.4%, 기타 8.3%로 나타나고 있다.
포장용은 가정용 박스, 식품 및 약품 포장에 주로 투입되며 가격은 kg당 3900원 수준에 그쳐 범용으로 인식되고 있다.
외부포장용은 EVA계 핫멜트가 주로 사용되고 있으나 내부포장용 등 일부 품목에서 폴리올레핀계 채용이 확대되고 있으며 포장 디자인이 다양화되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최근에는 디자인을 고려한 포장법이 고안됨에 따라 포장 규격이 다양해져 식품, 제약, 화장품 등에서 핫멜트 접착제 수요가 확대됐다”고 밝혔다.
외부포장용은 테이프 또는 철끈. 노끈 등 기존의 수작업 접착에서 자동화를 통한 핫멜트 접착제 투입이 확대되고 있으며 테이핑 및 스테이플 포장방식은 선진국에서도 엄격히 규제되고 있다.
수작업 접착은 인건비가 추가되고 작업도 번거로우나 핫멜트 접착제는 자동화를 통해 공정시간을 감축할 수 있으면서도 짧은 시간동안 안정적인 접착이 가능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채용이 증가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핫멜트 접착제는 자동화 설비를 통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접착 작업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대량물량을 포장하는데 적합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포장용은 수요가 다각화되고 있음에도 경기침체에 따라 수요가 둔화되면서 시장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
위생용 및 제본용은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위생용은 kg당 5400원의 고부가제품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제본용은 3100원 수준으로 가장 범용 그레이드로 인식되고 있다.
핫멜트 접착제는 위생용으로 1/3이 투입되고 있어 수요비중을 높게 유지하고 있으나 출산율이 저조해짐에 따라 기저귀 수요가 급감해 침체되고 있다.
또 위생용품은 중국산 완제품 유입이 증가해 기저귀 시장도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위생용 핫멜트 접착제도 동반 침체됐다.
국내 위생용 핫멜트 접착제 시장은 신규 수요처 확대는 고사하고 기존 수요처만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Henkel이 메이저로 위생용 공급을 담당하고 있으나 출산율이 저조해 전방산업인 기저귀 시황이 악화됨에 따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본용은 전자기기 산업이 발달하면서 인쇄량이 감소함에 따라 수요가 급감했고, 목공용은 일부 군소기업에서 소량 생산에 그치고 있다.
자동차용은 꾸준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용 핫멜트 접착제는 내장재용으로 자동차 바닥재, 천장, 헤드램프용 등에 사용되고 있으며 가격이 kg당 5000-6000원 수준으로 고부가 핫멜트 접착제에 해당하고 있다.
다만, 자동차기업별로 환경 테스트 규격이 다양해지고 있어 통과가 까다로워지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핫멜트 접착제는 포장용, 위생용 위주의 수요에서 기계·전자 등 고부가제품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현대·기아 등 국내 주요 자동차기업들도 환경규제에 따라 엄격한 평가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EVA, 공급과잉으로 “수급안정”
핫멜트 접착제는 EVA가 공급과잉 시장을 형성하면서 원료 공급이 안정화되고 있다.
EVA는 발포 및 필름용에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핫멜트 접착제용으로는 5% 정도가 투입되고 있다.
국내 EVA 시장은 한화케미칼, 한화토탈, 롯데케미칼, LG화학이 생산하고 있으며 총 생산능력이 84만5000톤에 달하고 있다.
EVA는 한화토탈과 LG화학이 2013-2014년 잇따라 증설하면서 공급과잉이 심화됐으며 국내수요는 7만-8만톤 수준으로 중국 및 동남아에 대부분을 수출하고 있다.
핫멜트 접착제 생산기업들은 발포 및 필름용 EVA 수요가 부진하면서 하향 안정화된 가격에 원료를 공급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VA 가격은 2014년 톤당 203만원에서 2015년 3/4분기에 173만5000원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EVA는 VA 함량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으나 핫멜트 접착제용 EVA는 VA함량이 적게는 17%에서 많게는 45%에 달하고 있다.
EVA 생산기업들은 VA 함량을 조절하면서 호조를 띄는 다운스트림으로 용도를 전환하며 생산할 수 있어 비중을 조절하며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태양광 시장 불황으로 EVA필름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핫멜트 접착제는 꾸준한 수요를 지속하고 있어 원료공급이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관계자는 “EVA 생산기업은 다운스트림 시황에 따라 VA 함량을 조절하면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다운스트림 시황이 호조를 보이면 원료 수급이 타이트해질 우려가 있다”면서 “EVA필름 시장이 침체되면서 핫멜트 접착제용 공급이 안정화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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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섭 기자: jhs@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