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실리콘(Polysilicon) 제조공정 가운데 FBR(Fluidised Bed Reactor) 공법은 지멘스(Siemens) 공법에 비해 경쟁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멘스공법과 FBR공법은 대표적인 폴리실리콘 제조공정이나 대다수 생산기업들은 지멘스공법을 채용하고 있으며 글로벌 폴리실리콘 생산에서 FBR공법은 비중이 3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은 OCI 5만2000톤, 한국실리콘 1만5000톤, 한화케미칼 1만3000톤, SMP 1만3000톤으로 SMP만 FBR공법을 채용하고 있다.
지멘스공법은 실리콘(Silicone)에 모노실란(SiH4)이나 삼염화실란(SiHCL3)을 반응시켜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1950년대 개발돼 가장 널리 채용되고 있다.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재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며 OCI, Wacker, Tokuyama 등이 채용하고 있다.
다만, 실리콘 막대에 강한 전기를 가해 1100℃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전기 사용량이 많고 수율이 낮으며 설비투자비가 높은 것이 단점으로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제조할 수 있는 모노실란 투입을 시도하고 있다.
모노실란을 원료가스로 투입하는 지멘스공법은 노르웨이 REC(Renewable Energy)가 채용하고 있으며 장비 부식이 적고 증착온도가 550-800℃로 전력 소모가 적어 TCS-지멘스 방식보다 제조코스트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모노실란 가스는 폭발 위험이 있고 제조과정에서 실리콘 분말이 다량 발생하는 단점이 지적되고 있다.
FBR공법은 미국 MEMC가 반도체 및 태양광용 고품질제품 생산에 적용하면서 발전시켜온 기술로 전력 사용량이 적고 면적당 생산효율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연속공정이 가능해 제조코스트 절감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실리콘 입자가 알갱이 형태이기 때문에 제조과정에서 고체벽면과 접촉이 많아 순도가 낮고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로 잉곳·웨이퍼 생산기업들이 채용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설비투자비가 지멘스공법의 2배에 달해 Wacker, MEMC, REC 등 10% 미만이 채용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FBR공법은 지멘스공법에 비해 제조코스트가 더 저렴하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나 순도가 낮아 경쟁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며 “최근에는 지멘스공법의 제조코스트가 낮아지고 있어 FBR공법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KCC와 롯데정밀화학(구 삼성정밀화학)도 폴리실리콘 생산을 시도했으나 지분을 매각하거나 사업에서 철수했다.
KCC(대표 정몽진)는 현대중공업과 50대50 합작으로 KAM을 설립해 폴리실리콘 사업에 FBR공법을 검토했으나 특허 문제로 신공정을 적용했다.
생산능력은 6000톤으로 3000톤 라인은 TCS(Trichloro-Silane)를 주입한 지멘스공법으로, 3000톤 라인은 모노실란 가스를 투입한 FBR공법으로 가동을 시도했으나 해당기술의 특허 대부분을 MEMC가 보유하고 있어 SIF4 (사불화실리콘)-SIH4-지멘스공법을 적용했다.
하지만, KCC는 대죽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상업화가 지연되는 등 폴리실리콘 양산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순도 폴리실리콘을 생산할 수 있으나 다루기 까다롭고 높은 비용이 요구되기 때문으로, REC도 반도체용 생산에 국한해 사용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생산성과 수율이 낮아 경제성이 떨어지는 공법으로 태양광용에는 적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고 밝혔다.
KCC는 2011년 12월 이후 국내생산을 전면 중단한 이후 현재까지 재가동하지 않고 있으며 KAM이 적자를 지속하는 등 경영난이 심각해 현대중공업이 보유지분을 전량 무상소각 처리했다.
롯데정밀화학은 FBR공법을 통해 시장진입을 시도했으나 지분을 축소함으로써 사업 비중을 낮추었다.
롯데정밀화학은 MEMC와 50대50 합작으로 SMP를 설립하고 FBR공법 폴리실리콘 생산을 시도했으나 2014년 3월20일 지분 35%를 SunEdison에게 매각했다.
FBR를 통해 제조코스트 15-20% 절감을 기대했으나 FBR공법 폴리실리콘이 적용된 셀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고 수요가 많지 않아 상용화가 더디기 때문이다.
SMP는 2011년 9억4349만원, 2012년 20억7506만원, 2013년 25억9822만원, 2014년 31억7171만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