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대표 김철)이 가습기 살균제 수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5월10일 SK케미칼 직원 정모씨와 김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하고 PHMG(Polyhexamethylene Guanidine)의 흡입독성 여부를 사전에 인지했는지, 또 옥시 측에 충분히 고지했는지 여부를 조사했으나 사법처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SK케미칼은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옥시레킷벤키저의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의 원료로 사용된 PHMG를 독점 생산해 옥시레킷벤키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에 공급했다.
검찰은 SK케미칼이 PHMG를 공급할 당시 첨부한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에 흡입독성 실험자료가 없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흡입독성 자료가 없다는 것은 SK케미칼이 PHMG를 가습기 살균제로 제조‧판매하기 위해서는 흡입독성 실험을 거쳐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안전성을 담보할 의무를 지키지 않은 옥시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SK케미칼은 MSDS에서 PHMG에 대해 공업용 향균제로 플래스틱 수지, 도료 첨가제, 방오용 도료, 섬유용, 산업용 부직포 등에 사용된다고 명시했으며 별도의 도매업자에게 공급했기 때문에 가습기살균제로 사용될지 몰랐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은 5월11일 업무상 과실치사상·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신현우(68)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와 오모 전 세퓨(버터플라이이펙트)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옥시 연구소장을 지낸 김모씨와 옥시의 선임연구원을 지낸 최모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신현우 전 대표 등 옥시 관계자 3명은 2000년 10월 PHMG의 유해성과 함께 흡입독성 실험이 필요하다는 보고를 받고도 묵살한 채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을 판매했으며 인체에 무해하다고 거짓으로 광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모 전 대표에게는 2008년 PHMG보다 독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PGH(Oligo(2-(2-ethoxy)ethoxyethyl Guanidium Chloride)로 가습기살균제를 생산‧판매하면서 북유럽에서 인증된 친환경제품이라고 허위광고한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 피해자가 사망자 74명을 포함해 총 177명에 달하며, 세퓨제품 피해자는 사망자 14명을 포함해 27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앞으로 PHMG를 이용해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에 대한 수사도 이어갈 방침이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