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대표 차석용)이 과거 판매한 가습기 살균제에 독성물질이 포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LG생활건강은 1997년부터 「119 가습기 세균제거제」를 판매했으며 2001년 해당제품의 살균력이 경쟁기업의 살균제에 비해 떨어져 판매가 부진하다는 이유로 생산을 중단했다.
하지만, 최근 해당제품을 사용해 청색증을 앓게 됐다는 피해사례가 보고되면서 일부에서는 LG생활건강이 유해물질에 대한 부작용 발생 여부를 뒤늦게 인지한 뒤 피해가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해당제품을 단종시킨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011년부터 가습기살균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경쟁기업들이 잇따라 신제품을 출시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단종 결정이 석연치 않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은 119 가습기 세균제거제의 주요 성분과 판매량에 대해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과거 판매 페이지 등을 통해 염화벤잘코늄(BKC)이 함유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BKC는 섭취하면 소장 전체에 걸쳐 짓무름·궤양·점상 출혈이 일어나고 뇌, 폐에 부종이 생길 수 있으며 호흡기 근육을 마비시켜 1-2시간 안에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BKC는 과산화수소나 에탄올(Ethanol) 소독제와 달리 상처 부위에 자극을 주지 않고 소독할 수 있어 피부 소독제, 방부제, 보존제, 손 세정제, 코 세정제, 점안제, 이용액, 위생수건, 항균수건, 바닥세정제, 수술도구 소독제, 포진‧수포 치료제, 살조제 등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실제로 유해성이 어느 정도인지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환경소비자단체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이 살균제 성분 공개와 안전성 입증을 회피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한국P&G가 「페브리즈」 유해성 논란에 먼저 성분자료를 공개한 것처럼 스스로 나서지 않는다면 검찰이 나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환경부는 한국P&G가 판매하고 있는 탈취제 페브리즈의 성분 함량을 공개하고 원료 물질이 인체에 위해한 수준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놓았다.
환경부에 따르면, 페브리즈에는 미생물억제제(보존제)로 쓰이는 벤조이소치아졸리논(BIT)과 항균제인 암모늄 클로라이드 계열의 디데실디메틸암모니움클로라이드(DDAC)를 사용했고 BIT는 0.01%, DDAC는 0.14% 검출됐다.
BIT와 DDAC는 미국 환경보호국(EPA)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방향제 탈취제용으로 허가된 성분이며 DDAC는 미국에서 섬유탈취제에 0.33% 함량까지 사용할 수 있다.
환경부는 국내에 판매되는 페브리즈는 DDAC 함량이 미국의 절반 이하라고 설명했다.
다만, 환경부는 5월 중 시작할 살생물질 전수조사에 페브리즈 등 수입기업의 주요 생활화학제품을 포함시키고 하반기에 유해성 평가를 실시해 유해우려제품 안전기준 등에 반영할 방침이다.
전수조사 대상은 방향제, 탈취제, 합성세제, 표백제, 섬유유연제, 코팅제, 방청제, 김서림방지제, 접착제, 물체 탈·염색제, 문신용 염료, 소독제, 방부제, 방충제 등 15종이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