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한국산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EU 집행위원회는 8월9일 관보를 통해 “한국산 PTA의 유럽 수입량과 시장점유율 확대에 따라 유럽산업이 실질적 피해를 입었다는 제소기업들의 주장에 따라 반덤핑 조사를 개시한다”면서 “제소요청 검토 결과 덤핑 및 피해 사실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해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제소기업은 벨기에 BP Aromatics, 포르투갈 Artlant PTA, 스페인 Indorama Ventures Quimica 등으로 알려졌다. 3사의 PTA 생산량은 유럽 전체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산 PTA의 덤핑 사실 및 산업피해 유무에 대한 조사대상 기간은 2015년 7월1일부터 2016년 6월30일까지 1년이며 2013년 1월1일 이후 수입동향도 검토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U 집행위원회는 관보 공고일로부터 15개월 동안 생산·수출기업들을 대상으로 샘플링 조사를 실시하며 조사기간 중 공고일로부터 9개월 안에 반덤핑 잠정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2015년 국내 PTA 수출량 231만4397만톤 가운데 유럽 수출이 88만톤으로 38%에 달했으며 2016년 1/4분기에는 EU의 PTA 수입량에서 한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70.4%로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액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EU 수출액은 2013년 313만달러에서 2014년 1억6448만달러, 2015년 3억135만달러로 급증했으며 2016년 1/4분기에는 9677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에서는 한화종합화학 200만톤, 삼남석유화학 180만톤, 태광산업 100만톤, 롯데케미칼 60만톤, SK유화 52만톤, 효성 42만톤 등 6사가 약 600만톤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SK유화는 2015년부터 생산을 중단한 상태이다.
코트라(KOTRA) 브뤼셀 무역관 관계자는 “EU 집행위원회가 덤핑 여부를 가리기 위해 수행하는 자료 수집은 주로 질의서가 바탕”이라며 “국내기업들이 EU 집행위원회 반덤핑 조사에 가급적 많이 참여해 현지기업들이 주장하는 피해가 한국산 때문이 아니라는 반론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EU는 일반적으로 반덤핑 조사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생산기업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반덤핑관세를 부과하는 경향이 있다”며 “되도록 많은 국내기업들이 샘플 대상에 지원해 무역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U의 샘플링 대상기업 참여 신청일은 관보 공표 다음날로부터 15일 이후이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