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산업은 인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절실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바이오 시장은 2015년 한미약품이 8조원대의 기술 수출에 성공한 이후 바이오 열풍이 불면서 연구개발(R&D) 뿐만 아니라 생산, 임상, 영업, 마케팅 등 산업 전반에 걸쳐 고급인력 수요가 크게 늘고 있으나 인력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특성화고‧전문대‧대학‧대학원 등을 나온 생명공학 관련 졸업자는 매년 1만4000여명에 달하지만 취업률은 4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4년 조사에서는 졸업자 1만3833명 가운데 5120명이 취업해 취업률이 37.1%에 그쳤다.
바이오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을 꺼리고 경력사원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바이오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제조 분야에서는 까다로운 제조공정에 신입사원을 투입하기까지 2-3년의 직무교육이 필요하다”며 “일손이 모자라기 때문에 실무경험을 갖춘 경력직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이론 중심의 대학 교육이 인력난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대다수 대학이 연구 중심의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어 학생들이 바이오의약품에 관한 제조‧마케팅 등의 실무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바이오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생산설비를 실습실에 갖춘 대학이 국내에 한곳도 없다”며 “산학 협력 등을 통해 바이오기업의 눈높이에 맞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오기업들은 국내에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직원의 10%가 외국인이며 전문 제조인력 육성을 위해 아일랜드의 국립 바이오 인력 교육기관인 NIBRT에 직원들을 연수 보내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
분자진단 전문기업 씨젠은 7월 말 바이오 벤처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공개 채용에 나섰으나 지원자가 마땅치 않아 해외에서 인재를 찾고 있다.
아일랜드, 미국 등 바이오 선진국에서는 전문 교육시설을 통해 실무 인력을 육성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투자개발청이 5700만유로(약 74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NIBRT를 설립하고 연평균 4500명의 전문 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미국은 노스캐롤라이나대학에 바이오제조훈련교육센터(BTEC)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BTEC는 세포 성장‧정제 등 바이오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최신 파일럿 설비까지 갖추고 있어 대학에서 배우지 못한 최신 실무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국내에도 바이오의약품 제조공정 등을 가르칠 전문 교육기관 설립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된다.
손지호 한국바이오협회 인재개발실장은 “바이오기업들이 신입 채용을 하고 싶어도 실무경험 및 기술을 보유한 지원자가 없다”며 “바이오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 혹은 민관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인력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