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인천석유화학이 수요예측에서 공모액의 10배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SK인천석유화학은 총 8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8월26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9000억원에 달하는 유효수요를 확보했다.
신용등급 A급 회사채에 발행 예정액의 10배가 넘는 주문이 들어온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SK인천석유화학이 2015년 7월 2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부분 미달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만에 투자자들의 인식을 정반대로 바꾸는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SK인천석유화학이 수요예측을 통해 확보한 주문은 총 8600억원이다.
500억원을 목표로 한 3년물은 주문이 6200억원을 기록해 기관들의 단기물 선호 현상이 더욱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3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인 5년물에도 2400억원의 유효수요가 몰리면서 전 트렌치에서 오버부킹을 기록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휴가 기간 수요가 누적되면서 현재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라며 “A급 회사채의 금리 매력이 갈수록 부각되고 있는 점도 기관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희망금리밴드 상단을 3년물 8bp, 5년물 20bp로 제시해 투자자를 찾았다.
2015년 말 대우조선해양 사태 이후 조선·해운 등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A급 투자자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몰린 탓에 3년물은 -37bp, 5년물은 -27bp에서 목표 금액을 채울 수 있었으며, 특히 3년물은 -40bp 이하로, 5년물은 -30bp 이하의 수준에서 주문을 낸 기관들도 다수 있었다.
증권사 관계자는 “물량을 꼭 받겠다는 의도로 희망금리밴드 하단을 크게 하회해 주문을 넣은 기관들도 꽤 많았다”며 “그만큼 시장에 투자할 만한 A급 회사채가 많지 않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수요가 대거 몰린 점을 반영해 발행규모를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10월 만기도래하는 회사채가 1200억원 수준이고 저금리 기조를 활용해 운영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