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갈등을 빚어 노조가 파업 찬반투표를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LG화학 노조는 LG화학, LG켐, 대산공장 3개로 LG켐을 제외하고는 협상이 순조로우나 LG켐 노조는 9차례에 걸친 교섭에도 불구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제기했음은 물론 위원장 등 전임자들이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고 급기야 쟁의행위 찬반투표까지 예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호봉 인상분을 제외한 임금 5.5% 추가 인상과 함께 휴가비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임금 1.0% 인상을 제외하고는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규 인사제도를 놓고도 대립하고 있다. 회사는 여수공장 및 나주공장 생산직을 대상으로 선임계장의 직급을 전문과장으로 승급시키고 우수한 성과를 거둔 직원에게는 호봉을 한 단계 높여줌은 물론 성과급을 차별적으로 적용하는 인센티브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노조는 신규 인사제도가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연봉제로 가기 위한 기초단계가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으나 회사는 포상제도의 하나일 뿐 성과연봉제 도입과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LG이노텍이 생산직을 대상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했고, LG디스플레이도 사무직에 차등연봉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어 LG화학도 인사제도 손질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LG하우시스도 2015년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인사제도 개선 TFT를 추진하기로 결정했으나 노조가 성과연봉제와 유사한 직무체계, 인센티브제도 등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반발해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G화학은 노조가 3개라고 하더라도 회사가 하나이기 때문에 3개 노조의 요구조건을 별개로 들어주기는 어렵다는 입장이고, 노조는 3개 지도부가 별도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별개의 협상조건을 인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모양이다. 더군다나 LG켐 노조는 조합원이 2200명을 넘어 파워가 상당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임금 인상률, 휴가비의 통상임금화 등은 LG화학이 아니더라도 대기업 노사가 대부분 겪고 있는 갈등으로 개별 사정에 따라 협상하면 그만이지만, 인센티브제도를 중심으로 한 성과연봉제 도입은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조심스러움이 요구되고 있다. 생산직은 성과를 평가하기가 어렵고 기준을 정하기가 난해해 결과에 따라서는 노조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노조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거북한 이유 중 하나이다.
만약, LG화학이 생산직에 대해서도 성과연봉제를 도입할 생각이라면 세부내용을 상세하고도 솔직하게 공개하고 노조의 동의를 받는 절차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 생산직 직원들이 개별적으로 동의하 수 있는 틀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은 6월 생산직을 대상으로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역량 기반의 차등 임금체계를 도입했고 OCI도 호봉제를 폐지했다고 하지 않은가? LG화학이라고 연봉제를 도입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다만, 생산직 직원들이 이해하고 동의할 수 있는 평가체계 마련이 첫째이고 설득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함은 당연하다. 속내를 숨긴 채 접근해서 해결될 사안도 아니고 그렇게 해서도 아니된다는 것이다.
노조도 무턱대고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연봉제가 시대적 흐름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공정한 평가를 통해 정당한 대우를 받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높은 연봉을 받으면서도 파업을 들먹이는 것은 누구의 동의도 받기 어렵다는 점도 인정할 필요가 있다.
LG화학 노사는 나라가 어려운 시기에 대립하고 있다는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서라도 건설적인 협상에 임할 것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