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대표 조남성)는 수요처 다변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발화 관련 의혹 해소로 배터리 사업에 다시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판단된다.
삼성SDI는 중국 전기자동차(EV) 배터리 4차 인증 탈락,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등의 영향으로 배터리 사업 부진이 심화되고 있어 2016년 3/4분기에는 352억원 가량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신규개발한 380mAh급 프리폼 배터리(Freeform Battery)를 애플의 차세대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2」에 탑재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주목된다.
프리폼 배터리는 탑재기기 형태에 맞추어 자유자재로 제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며 삼성SDI는 도넛, 반달, 육각형 등 다양한 배터리를 즉각 양산 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삼성전자의 요구에 따라 프리폼 배터리를 개발했으나 구매가 미루어져 애플 등 해외기업과의 접촉 빈도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SDI는 2015년 글로벌 소형 배터리 시장점유율이 25%로 10%대 수준인 LG화학, 파나소닉(Panasonic), ATL 등에 비해 앞서 있으나 경쟁기업들이 트렌드에 맞추어 다양한 배터리를 개발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의향에 따라 각형 등 구형 배터리만을 고집하며 기술 개발의 적기를 놓친 것으로 평가됐다.
삼성SDI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삼성SDI 외 중국 등 해외 배터리 생산기업으로부터 구매를 추진하고 있다”며 “삼성SDI도 삼성전자는 여러 공급처 가운데 하나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의 발화원인이 배터리가 아닌 설계상 결함에 있다는 분석도 삼성SDI의 배터리 사업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이 발표한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갤럭시노트7은 배터리 모서리가 좁아지는 부분에 대한 설계가 잘못돼 발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갤럭시노트7는 배터리 케이스 모서리 곡면부에 대한 설계값이 누락돼 배터리 셀과의 간격이 지나치게 좁아지며 충전 과정에서 음극재의 모서리 충돌, 분리막 파괴, 음극재‧양극재의 알루미늄 성분 접촉 등을 야기하며 발화 위험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배터리의 충전 용량을 3000mAh에서 3500mAh로 늘리면서 배터리 셀이 두꺼워졌기 때문에 케이스와의 공간이 더 협소해진 것도 발화 가능성을 높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유섭 의원실 관계자는 “만약 배터리 케이스 모서리를 최대한 직각으로 만들어 공간을 확보하고 음극재를 짧게 만들었다면 발화 가능성을 낮출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