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주가가 우하향하며 미끄럼틀을 타고 있다.
한미약품 주가는 불과 1년 전인 2015년 11월, 81만원까지 치솟았으나 임상중단, 늦장 공시 등 악재가 겹치며 2017년 1월12일 28만원까지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주식은 낙폭의 차이는 있지만 대다수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200 헬스케어 지수는 보합, 코스피는 1.5%p 하락했다. 코스닥 제약지수와 정밀기기 지수도 2.0%, 2.7% 떨어졌다.
증시 관계자는 “한미약품, 유한양행, 녹십자 등 상위 제약기업들의 임상 중단에 2016년 3/4분기 영업실적마저 악화되며 실망 매물이 다수 등장했다”며 “국내 증시 흐름이 좋지 못해 제약주 어디에서도 상승 동기가 없어 당분간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장 흐름에 편승해서인지 증권가 큰손으로 불리는 국민연금관리공단도 주요 제약 지분을 다수 매도했다.
연금공단은 2016년 3/4분기까지 보유했던 종근당 지분 13.80%를 13.45%로 줄였다. 종근당홀딩스 지분도 3/4분기 10.39%에서 9.37%로 1%p 이상 팔았다. 한국콜마와 한국콜마 지주회사인 홀딩스 지분도 11.34%에서 9.28%, 11.84%에서 8.67%로 각각 2.06%p, 3.17%p 내렸다.
녹십자 지분 8.09%도 7.05%로, 환인제약 지분 6.23%는 4.04%로, 대웅제약 지분 8.18%는 7.16%로 각각 낮추었다.
1월 LG화학에 인수합병된 LG생명과학 지분 9.88%를 3.20%까지 내린 것과 제약주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한미약품 지분을 9.78%에서 6.10%까지 매도한 점도 눈에 띈다.
제약주 약세는 세계적인 제약·바이오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한미약품이 면역·표적항암치료제를 최초 공개하고 셀트리온이 차세대 주력상품인 허쥬마와 트룩시마를 소개했음에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증시 관계자는 “기대를 모았던 신약개발과 관련해 부정적인 이슈가 발생한 이상 R&D(연구개발) 성과에 대한 기대감은 잠시 접어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임에는 분명하다”며 “2016년 영업이익은 영업실적이 호조를 나타낸 2015년과 큰 차이가 없을 만큼 안정화되고 있어 옥석을 가려 기회를 엿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