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원료는 안전성, 신뢰성 등을 바탕으로 식품소재, 화학제품의 원료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수요에 변동은 있으나 친환경 이미지가 강하고 화학제품에 고기능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관련산업에서 필수불가결한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동안 주요 공급국의 정책 및 기후에 따라 수급 및 가격이 변동했으나 최근에는 인력 부족 및 재해, 환율 등 복수의 요인이 불투명성을 심화시키고 있다.
아라비아검, 글로벌 수급타이트 지속…
아라비아검(Arabic Gum)은 주산지인 수단, 차드에서 2016년 수확이 순조롭게 이루어졌으나 재고가 감소하고 미국을 중심으로 식물섬유용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수급타이트가 지속돼 국제시황이 강세로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라비아검은 세네갈종과 세얄종으로 구분되며 세네갈종은 수단에 편재해 있고 세알종은 차드 등 주변지역에 분포해 있다.
매년 11월 건기에 현지 농민들이 수피 표면에 상처를 입혀 채취하며 2016년 수확이 순조롭게 이루어져 2017년 봄철 공급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수요가 공급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아 가격은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에서 식물섬유용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재고물량이 감소하고 있어 2017년에는 수급타이트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탈크, 중국산 가격 하락으로…
탈크(Talc)는 2017년 일본 수요가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력 수요처인 수지는 2016년 상반기 자동차 판매가 부진함에 따라 감소했으나 하반기 회복세를 나타냈다.
환율 변동 영향으로 가을경부터 자동차 수출이 증가해 제지용 수요 부진을 상쇄했으며 2016년 수요가 약 20만톤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 탈크 생산기업은 원료의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해왔으나 중국의 유상수출허가(E/L) 쿼터에 따른 공급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해 2014년부터 인디아 및 파키스탄산 도입을 본격화했으며 중국산 수입비중이 최대 90% 수준에서 2014년 30%로 대폭 격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중국기업들은 수출 감소를 막기 위해 매년 실시해온 가격인상을 중단했으며, 일본기업들이 중국산 수입을 다시 확대해 최근에는 수입비중이 70%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은 2016년 가을경 유럽·미국이 탈크 수출 규제가 WTO(세계무역협정)에 위반된다고 있다고 제소함에 따라 E/L 쿼터제도를 폐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수 부진에 따른 잉여물량 발생으로 수출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젤라틴, 식품용 수요가 시장 견인
젤라틴(Gelatin)은 식품용이 전체 수요 안정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야채 및 과자 구미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신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몇년 동안 계속된 원료의 수급타이트 기조는 다소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나 가축 가격 상승에 따라 젤라틴 가격은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일본 젤라틴 콜라겐 공업조합에 따르면, 2015년 젤라틴 판매량은 1만6804톤으로 전년대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용이 11% 줄어든 반면 식품용이 3% 증가해 2년 연속 감소세를 벗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6년에도 야채 및 구미 등 식품용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전체 수요가 신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피, 돈피 등 원료는 BSE(광우병) 및 PED(돼지유행성설사) 등 가축 전염병 유행으로 품귀현상을 나타냈으나 최근 전염병이 해소됨에 따라 거래가격 상승세가 약화되고 있다.
다만, 돈피는 중국이 저가의 유럽산 돼지 수입을 확대함에 따라 거래가격이 5% 가량 상승했으며 중국에서 돼지의 식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카제인, 원료가격 상승으로 시황 회복
카제인(Casein)은 생우유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식품용은 프림 및 영양보조식품, 공업용은 주로 인쇄용지 바인더에 활용되고 있다.
2015년 이후 유럽의 생우유 생산 자유화에 따른 우유 가격 하락에 연동돼 함께 떨어졌으나 최근에는 주산지인 뉴질랜드에서 장마가 오랜 기간 지속된 영향으로 우유 가격이 올라 시황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생우유는 2015년 유럽이 30년만에 생산 규제를 해제함에 따라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했고 카제인 시황도 낮은 수준을 나타내며 하반기 이후 톤당 1만달러를 하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카제인은 수요 부진에 따라 2016년 상반기에도 하락세를 지속하며 생우유 공급 부족으로 급등한 2014년 절정기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후 우유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해 카제인 현물가격이 바닥을 찍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뉴질랜드는 가을에서 겨울까지가 우유 생산 시기이나 강우량 증가로 예년에 비해 많은 목초가 많이 자라지 않았기 때문에 생우유 생산량이 감소했으며, 그동안 우유 가격 하락으로 뉴질랜드 및 유럽 낙농가의 채산성이 악화됐기 때문에 시황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검로진, 중국산 급등으로 생산량 격감
검로진(Gum Rosin)은 중국산 생산량 감소로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은 2016년 검로진 생산량이 전년대비 5만톤 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2016년 10월 약 1750달러에서 11월 약 1850달러로 100달러 가량 급등했다.
로진은 소나무 기반의 천연 수지로 제지용 약품인 사이즈제(Sizing Agent)를 비롯해 인쇄잉크용 수지, 점·점착제용 수지, 합성고무 중합용 유화제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수요비중이 50% 이상으로 가장 큰 검로진은 주산지인 중국 생산량이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전의 최전성기에는 연간 약 80만톤에 달했으나 최근에는 거의 절반 수준으로 격감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검로진 원료인 생소나무를 무분별하게 벌채한 결과 현재는 산속 깊이까지 들어가지 않으면 생소나무를 얻을 수 없게 됐으나 임금이 가혹한 노동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일손이 부족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산 검로진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이 주산지로서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카오린, 글로벌 사업재편으로 공급 리스크…
카오린(Kaolin)은 주요 메이저들의 사업재편에 따라 원료 공급처를 다각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2015년 가을 글로벌 생산기업이 3사로 집약됨에 따라 주산지인 북미 및 중남미의 독과점에 대한 경계 움직임이 나타나 사업지속계획(BCP)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써 원료 광산이 있는 인디아 등이 후보지로 부상하고 있다.
카오린은 주로 코팅용지에 활용되는 점토 광물의 일종으로 일본은 주로 북미 및 브라질산에 의존하고 있다.
전자매체로 시프트되면서국내외에서 코트용지를 사용하는 그라비아 용지 등의 수요가 감소했다.
감산에 나섰으나 채산성이 크게 악화됨에 따라 BASF가 영국 Imerys에게 제지용 함수 카오린 사업을 매각했다.
공급기업이 Imerys 이외에 미국 Keimin, Seal로 줄어들었으며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가격 개정을 실시하고 있다.
일본은 코팅용지 시장이 축소됨에 따라 2016년 카오린 수요가 50만톤을 하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글로벌 사업재편에 따라 제지 등 수요처로부터 과점에 따른 중장기 공급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16년부터 일부 수요처들이 신규 공급처를 개척해 인디아 등 주요국 이외에서의 수입량이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식물유지, 재해 영향으로 일제히 급등…
식물유지는 라우린계 유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팜핵유와 야자유 모두 이상기후 및 등해 영향으로 수급이 타이트해져 가격이 급등했으며 투기세력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팜핵유는 주산국인 말레이지아 및 인도네시아가 팜 작부면적을 늘리지 않고 있어 당분간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말레이지아에서는 엘니뇨 현상에 따른 이상기후로 가뭄이 발생하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삼림 화재에 따른 연기피해 등으로 생육 및 수확이 지연됐다. 강우에 따른 수확작업 지연도 공급감소 요인으로 파악된다.
야자유는 2013년 하반기 필리핀에서 발생한 태풍 피해 영향이 계속되고 있다.
아울러 미국에서 대두가 풍작이었던 영향으로 대두유 공급이 증가한 것도 팜핵유 및 야자유 공급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6년 세계 생산량은 착유 전 팜핵이 전년대비 2.5% 감소, 야자유는 코프라(야자나무 열매의 과육을 말린 것)가 7.9%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황은 팜핵유가 2015년 11월부터 상승세를 이어가 2016년 9월에는 1400달러 중반 수준을 나타냈으며, 야자유는 2015년 8월 상승세로 전환돼 2016년 6월 이후 1500달러대 중반을 유지했다.
10월에는 팜핵유, 야자유 모두 하락했으나 전년동월대비 각각 100%, 3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도 식물유지 관련의 가격인상이 복수 이루어졌다.
팜핵유는 인도네시아 등에서 농지 확대가 어려운 가운데 세계적으로 식용 수요가 신장하고 있어 수급타이트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하나 기자: lhn@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