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섬유는 2000년대 웨어러블(Wearable) 기술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급부상했으나 실용성이 떨어지고 상업화 기술이 부족해 관련시장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정부 연구기관, 대학교 등에서 연구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세계 전자섬유 시장은 2015년 1200억원 수준에서 10년 후 3조6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상업화가 지연되고 있다.
전자섬유를 기반으로 한 웨어러블 응용제품이 2010년 이후 출시됐으나 판매가 부진해 의류용 개발에 그침으로써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헬스케어 웨어러블 시장은 판매량이 2014년 약 7000만건에서 2015년 6810만건으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따라 생산기업들은 코스트 절감과 응용기술 개선에 집중하고 있으며 전자섬유 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의류용에서 벗어나 건축, 전자기기, 자동차 등 다양한 응용제품을 개발할 방침이다.
그러나 효율·실용성이 떨어져 상업화 기술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도성 소재 개발 “한계”
전자섬유는 1950년대에 가전제품 생산기업들이 PCB (Printed Circuit Board)를 채용함에 따라 섬유 생산기업들이 PCB를 섬유에 적용하면서 상업화 연구가 시작됐다.
하지만, 개발용도가 정전기 방지, 전자기장 방지, 미생물 방지용 등에 적용되는 전도성 섬유에 한정됐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도성 섬유는 은, 스테인리스 스틸, 구리 등 금속을 섬유와 결합해 생산했으며 전도성 잉크를 중심으로 개발함에 따라 은으로 된 전도성 잉크, PU(Polyurethane)계 열가소성 엘라스토머 TPU(Thermoplastic Polyurethane)가 코팅된 상호연결 배선 등이 상업화됐다.
미국은 군사, 의료 등 특수용을 중심으로 개발해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정부 주도의 방위산업 관련 연구를 기반으로 Biocouture, Thermosoft International, Hexoskin 등 민간기업들과 협력해 상업화를 시도하고 있다.
유럽은 EU(유럽연합)가 SFIT(Smart Fabrics Interactive Textile) 클러스트를 구축해 Myheart, BIOTEX, ProeTEX, STELLA, OFSETH, CONTEXT, MERMOTH, SYSTEX 등 프로젝트 11건을 지원함으로써 전자섬유를 통한 스마트의류를 개발하고 있다.
독일, 핀란드, 벨기에, 스웨덴, 영국 등이 고부가화에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며 선진화된 전자기기 및 통신, 컴퓨터 소프트웨어 기술 등을 통해 상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민간기업, 대학교, 정부 연구기관 등이 상업화 기술을 연구하면서 방열소재, 전자제품을 통합한 의류제품을 출시했으나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지 못해 성장성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0년 이후 스마트폰 혁명, 블루투스가 활성화되면서 전자섬유 R&D(연구개발)가 다시 급부상했으며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4.0 기술이 광범위한 웨어러블 기술, IoT(사물인터넷)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상업화됨에 따라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전자섬유 자체 개발을 외면하고 스마트의류 상업화에 집중함에 따라 기존 의류에 부착하는 소프트웨어 및 센서 개발만 진행하고 있어 성장성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헬스케어용 응용제품 개발 “시급”
섬유산업은 기존의 단순 생활 개념에서 벗어나 기술, 지식, 문화, 서비스 융합형 등에 대한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고부가화 및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다양한 기능을 복합적으로 수행하거나 IT 등 첨단 신기술과 결합해 새로운 기능을 구현하는 전자섬유 소재 및 응용제품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전자섬유는 스마트의류를 통해 보호장비, 국방, 건축, 의류 등에 채용이 가능하며, 특히 스포츠·피트니스 및 헬스케어 분야에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포츠 및 피트니스는 심장 및 근육 모니터링 관련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며 보호장비는 피부온도, 발열, 심박수 등 생리학적 데이터를 모니터링·감지하는 센서를 탑재한 스마트의류가 개발되고 있다.
군사용은 방사능, 화염, 음향, 충격 등의 위험으로부터 방호와 전장 환경변화에 적응 가능한 전투복, 헬멧, 특수복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특히 추적장치, 위치추적기 개발에 전자섬유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의료용은 상처의 온도나 환부가 부어오르는 상황을 감지하는 스마트밴드, 요실금용 습도센서가 탑재된 스마트의류가 개발되고 있다.
전자섬유용 동작센서는 환자 상태를 알아내고 욕창 등을 막는 용도로 사용되며 수면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 스마트 침대를 만드는 지능형 매트리스 시스템도 개발되고 있다.
전자섬유 기반 무선충전기를 옷에 통합하려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으며 LED(Light Emitting Diode), 광섬유, 플렉서블(Flexible)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방법도 검토되고 있다.

국내기술은 연구단계 수준 그치고…
국내 전자섬유 기술은 대부분이 연구단계에서 상용화에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고 상업화 기술력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코오롱글로텍은 2006년 6월 전자섬유 R&D를 시작해 2008년 「히텍스」를 개발했으며 2010년 50억원을 투자해 구미공장에 생산설비를 가동하고 있다.
히텍스는 전도성 고분자를 섬유에 코팅해 전기에너지를 열에너지로 전환하는 전자섬유이며 디지털 센서와 전자제어칩을 내장할 수 있어 사람의 체온에 따라 자동으로 온도를 조절하고 맥박까지 체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선 주파수 통신방식을 적용해 무선으로 의류 온도를 35-50℃까지 제어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스마트의류가 상업화 단계에 도달하지 못해 수요가 신장하지 않고 있어 최근에는 사실상 매출이 전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전자섬유는 의류 분야를 중심으로 응용제품을 확대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으나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혁신제품이 상업화되지 않고 있어 연구단계에 그치고 있다”며 “2014년 이후 관련연구도 부진해지고 있어 학교, 정부기관 연구도 크게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전자섬유는 2008-2009년 정부 주도로 R&D를 활성화했으나 섬유기업들이 상품가치가 떨어진다고 판단해 상업화를 추진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2009년 생산기술연구원을 통해 스마트 섬유 기술협력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관련기술 개발에 지원했으나 상업생산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시장 관계자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들이 주목받고 있으나 스마트 의류가 보편화되지 못해 의류기업들이 전자섬유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국내시장은 생산기술연구원, 전기연구원, 전자부품연구원, 광주과학기술원, 연세대학교, 인하대학교 등이 전자섬유 관련 기술을 연구하는데 그치고 있으며 정부기관들도 전자섬유에 관심이 떨어져 일부과제 연구를 보류해 일부 대학교에서만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인하대학교 진형준 교수는 기존 전도성 섬유가 섬유 표면에 그래핀(Graphene)을 코팅해 생산비용 및 공정이 증가함에 따라 코스트 절감이 어려웠으나 실크 섬유와 산화 그래핀 작용기 사이의 상호작용을 이용해 생산비용 및 공정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생산기술을 개발했다.
연세대학교 이태윤 교수는 스마트센서를 개발해 스마트장갑을 개발해 수화 동작을 인식하는 수화통역기로 상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의류, 코스트 절감 연구 “지속”
스마트의류는 고가의 공정비용이나 관련 전자부품이 탑재돼 가격이 높아짐에 따라 효율성이 떨어져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다.
스마트의류는 그래핀을 투입한 양말이 1만8500원, 보온내의는 18만5000원 수준으로 기존제품에 비해 10배 이상 가격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Athos는 4000만달러를 투자해 스마트의류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EMG(Electromyogram) 기술로 초소형 센서를 기존 의류에 부착해 가슴, 팔, 어깨, 허벅지의 근육량을 체크할 수 있는 운동복을 약 11만3000원, 관련센서는 약 23만원에 출시했다.
Ralph Lauren은 OMsignal과 협력해 착용자의 심박수, 호흡, 활동량, 칼로리 소모량, 스트레스 수준 등 생체 데이터를 실시간 측정해 착용자의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폴로테크셔츠를 2015년 약 34만원에 출시했다.
글로벌기업들은 코스트 절감과 기술 개선을 통해 시장 확대에 집중할 예정이다.
스마트의류 생산기업 Hexoskin은 2014년 수제 스마트 셔츠 4만5000벌을 생산하는 등 대량생산에 집중하고 있으며 데이터 알고리즘, 커넥터 시스템 등을 센서나 케이블 등에 결합한 기술융합제품도 상업화하고 있다.
EMS(Electronic Manufacturing Service) 전문기업 Jabil은 Clothing+를 인수했고, Flex는 새로운 플렉서블 전자제품 생산설비에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스마트의류 생산을 확대할 방침이다.
Victoria’s Secret은 핀란드 웨어러블 의류 브랜드인 「Clothing+」이 개발한 심박수 센서를 탑재해 활동량을 체크할 수 있는 스포츠 속옷을 개발했다.
Google은 Levi’s, TE Connectivity와 함께 「Jacquard 프로젝트」를 추진해 기존 섬유에 촉감인지 센서를 삽입하고 터치패널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스마트의류를 개발하고 있다.
Underarmour, Nike는 Fitbit와 협력해 새로운 웨어러블기기 사업부서를 설립했으며 Adidas는 2008년 DuPont과 Invista로부터 분사한 Textronics를 인수해 웨어러블 스포츠 전자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스리랑카 MAS Holdings를 포함해 인디아, 중국 등 아시아기업들도 스마트의류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본격적으로 스마트의류 산업에 진입하고 있으며 Huawei, lenovo, Xiaomi 등 IT 전문기업들과 벤처기업들이 의류 생산기업들과 협력해 웨어러블 상업화에 앞장서고 있다.

전자피부, 전자섬유 제치고 신기술 “부상”
전자섬유는 스마트워치, 스마트밴드 중심으로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술 개발이 본격화돼 다양한 의류일체형 디바이스용으로 개발이 집중됐다.
하지만,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이 예상과 달리 성장세가 둔화됨에 따라 최근에는 차세대 기술인 신체부착형 센서에 해당하는 전자피부 기술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
전자피부는 서울대, UNIST, KAIST 등 일부대학을 중심으로 전자피부 센서소자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단계에 머무르고 있으나 기술개발이 가속화되고 있어 전자섬유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관련기술은 단순 연구 및 논문 수준에 그치고 있으나 웨어러블 헬스케어 분야 서비스 플랫폼에 대한 연계 개발을 지속하면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헬스케어 분야에서 응용제품으로 상업화하기 위해서는 질병 및 건강상태 진단을 위해 전자피부 센서 기술, 생체신호 대상별로 최적화된 기술적인 검출 방법 등 핵심기술 확보가 시급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검출대상 생체신호별로 신체부착에 적합한 형태의 센서 모듈 구조 연구와 더불어 전자피부 형태에 적합한 배터리 및 전원기술이 요구되고 있으며 수집된 데이터의 무선전송 및 센서노드 제어 기술 등 상용화를 위한 제반 기술 개발을 병행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투명전극, 전도성 소재 대체 “집중”
국내 전자피부 기술은 서울대, UNIST, KAIST, 성균관대, 숭실대 등 대학에서 소자·소재에 대한 타당성 검증 연구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자피부 소재는 기존 산업용 소재로 ITO(Indium Tin Oxide) 기반 투명전극이 투입됐으나 유연·신축성이 부족해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적용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ITO를 대체하기 위해 전도성 소재로 은 나노와이어(Silver Nanowire), CNT(Carbon Nano Tube), 그래핀, 전도성 고분자가 대안으로 연구되고 있으며, 은 나노와이어와 그래핀이 높은 전기 전도도와 투명도로 주목받고 있다.
전자피부는 유연·신축성 전극을 제작하기 위해 유연·신축성 기판 위에 전동성 소재를 집적하는 기술, 유연·신축성 소재와 복합화를 통한 복합소재 기술, 전도성 소재 자체를 구조화하는 기술 등이 개발되고 있다.
특히, 은 나노와이어 전극 대비 Capillary 프린팅 기술을 통해 나노와이어들을 정렬된 구조로 변형하면 전도도가 대폭 향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울대는 그래핀 복합체를 이용한 전자피부로 혈당을 진단할 수 있는 전기화학센서와 약물을 투입할 수 있는 미세약물침을 구현해 혈당을 측정하는 동시에 혈당을 조절할 수 있는 당뇨패치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UNIST는 생체모사 기반의 마이크로 나노구조의 신축성 촉각감지 전자피부를 개발했으며 생체적합형 스트레처블 전자피부용 투명전극을 연구하고 있다.
성균관대는 고신축 전자피부를 위한 복합검지센서, 포스텍에서는 전자피부 기반의 생체적합형 메모리 소자 등 전자피부 소자 및 소재를 중심으로 하는 타당성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전자피부는 웨어러블 헬스케어 분야에서 계속 주목했으나 국내에서는 원격진료 관련법, 제도적 부분과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 등 여건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전자피부가 주로 적용될 신체부착형 웨어러블 헬스케어 디바이스는 주로 패치형으로 피부에 부착할 수 있는 형태 또는 콘택트렌즈 형태로 제작되고 있으며, 최근 일부제품들이 상품화됐으나 구글(Google), 삼성, Sony 등 대기업 등이 상업화하기에는 기술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허웅 기자: hw@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