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사우디 투자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사우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은 2017년 3월 약 1개월 동안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일본, 중국 등을 차례로 방문하고 각종 경제협력을 약속했으며, 특히 일본, 중국과는 석유, 석유화학 투자에 대한 합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2014년까지 원유 수출이 국가 세입의 약 70%를 장악했으나 국제유가 하락으로 재정 기반이 흔들림에 따라 2016년 4월 원유 수출 의존 탈피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 구조개혁 정책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원유의 단순 수출을 줄이는 대신 원료 우위성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석유정제, 석유화학 산업을 육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아시아 각국의 우수한 기술력, 노하우, 인력 등을 적극 유치함으로써 산업발전의 추진동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알사우드 국왕의 아시아 순방 역시 본격적인 투자 유치를 위한 포석으로 판단된다.
사우디는 국왕의 순방을 통해 일본에서는 JX에너지, Idemitsu Kosan, Sumitomo Chemical 등과 투자 관련 협상을 진행했으며 앞으로 일본기업 전용 경제특구를 설치하고 투자규제 완화, 세제상 우대 및 통관 간소화, 인프라 정비 혜택 등을 제공해 공장 및 연구센터 입주를 적극 장려할 방침이다.
JX에너지는 아람코(Saudi Aramco)와 정유설비 및 석유화학공장 건설 등 석유‧가스 기술개발 분야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Sumitomo Chemical은 아람코와 PetroRabigh를 통해 석유정제 및 석유화학 컴플렉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7년 No.2 단지를 완공하고 유도제품 증설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Mitsubishi Chemical은 Sabic 등과 합작한 Eastern Petrochemical을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2017년 MMA(Methyl Methacrylate) 모노머 25만톤 및 PMMA(Polymethyl Methacrylate) 4만톤을 상업가동할 방침이다.
반면, 국내기업들은 SK그룹을 제외하고는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에 대한 투자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기업의 사우디 투자는 SK종합화학과 Sabic의 고부가가치 PE(Polyethylene) 넥슬렌 합작공장 건설, 중소기업 SFC의 계면활성제 공장 건설 외에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 알사우드 국왕의 아시아 순방국에 포함되지 않는 등 투자 유치대상에서 외면당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