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생산기업들은 핵심 원료가격 폭등과 중국의 보조금 규제 등 악조건에 고전하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와 배터리 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핵심 원료인 리튬(Lithium) 국제가격은 2015년 6월 1kg당 43.5위안에서 2016년 12월 113.0위안, 2017년 6월 124.8위안으로 186% 폭등했다.
또 다른 핵심 원료인 코발트 국제가격은 2016년 7월 1파운드당 11.35달러에서 2016년 말 29.25달러까지 1년 만에 157% 상승세를 보였다.
리튬·코발트는 콩고나 칠레 등 원료 생산국이 한정적이지만 글로벌 수요가 전기자동차 등으로 꾸준히 늘어나 가격이 상승했다고 판단된다.
전기자동차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2차전지 시장이 2020년까지 연평균 23% 가량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완성 자동차기업들의 신차효과로 친환경자동차 시장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며 “리튬, 코발트 등 원료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은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삼성SDI도 1/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원가 부담으로 장기 구매계약이나 도입선 다변화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은 중국 정부가 한국산 배터리 탑재 자동차를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또 제외하면서 중국 진출이 지연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화학과 삼성SDI은 2016년 6월 중국 정부의 제4차 전기자동차 모범기준 인증서에서 탈락했고, 12월부터 2017년 7월7일 발표까지 중국이 보조금을 지급할 전기자동차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국내 기업 배터리가 적용된 전기자동차는 모두 제외됐다.
중국은 전기자동차 보조금이 자동차 가격의 최대 절반에 해당하기 때문에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현지 판매가 어려워진다.
배터리 생산기업들은 글로벌 자동차기업이 몰려 있는 유럽에 공장을 건설하는 등 새로운 해법을 찾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중국 공장에서 만든 배터리를 유럽 수출이나 ESS(Energy Storage System)용으로 변경해 가동률을 70%까지 끌어올렸다”며 “2017년 성장률은 당초 예상한 60%에서 30%로 하향조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SDI는 약 33만평방미터 규모의 헝가리 공장을 5월 말 준공했고 5만대 분량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급 라인을 갖추어 2018년 2/4분기부터 본격적인 상업화를 시작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도 인건비가 저렴한 체코·헝가리 등 동유럽 중심으로 배터리 공장부지를 찾고 있다. <김유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