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배터리 생산기업들은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차세대 2차전지 개발 경쟁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는 2차전지 수요가 폭증하고 있으나 현재 주류를 이룬 LiB(Lithium-ion Battery)는 성능 향상에 한계가 있고 안전성 문제도 끊이지 않아 차세대 배터리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앞으로 5-7년 안에 LiB의 용량이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측을 제기하고 있으나 현재 기술 기반으로는 눈에 띄는 성능 차별화가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전고체전지, 리튬황전지, 리튬에어전지, 나트륨·마그네슘 이온전지 등이 차세대 2차전지로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전고체전지 관련 개발이 활발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고체전지는 양극재와 음극재 사이에 고체 상태의 전해질을 사용해 기존의 액체 전해질이 보유한 발화 위험성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또 고온이나 고전압 환경에서도 성능 저하를 막을 수 있다.
일본 Toyota Motor가 기술 개발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200여명의 기술 개발 인력을 확보하고 Tokyo Institute of Technology 등과 함께 황화물계 전고체전지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oyota Motor는 순수 전기자동차(EV) 시장에 늦게 진입했으나 전고체전지 기술을 선점해 안전성과 장거리 주행 성능에서 우위에 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CATL도 2023년 양산을 목표로 2015년부터 중국과학원과 황화물계 전고체전지를 개발하고 있으며, 일본 Murata Manufacturing 역시 소니(Sony)의 배터리 사업을 인수하고 세라믹 적층 기술에 소니의 공정 기술을 접목해 전고체전지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무선청소기 메이저 Dyson은 2015년 고체 배터리 스타트업인 Sakti3를 인수했으며, 자동차 부품·전동공구 메이저 Bosch도 고체 배터리 기술을 보유한 미국 스타트업 Seeo를 인수했다.
국내에서는 삼성SDI가 2013년 전고체전지 시제품을 공개하며 개발을 공식화했지만 당초 목표와 달리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최근 전시회에서는 관련 시제품을 전시하지 않고 있다.
LG화학도 휴대폰, EV 및 하이드브리드자동차(HV)에 투입이 가능한 전고체전지를 개발하고 있으나 뚜렷한 성과를 아직 올리지 못하고 있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남양연구소 배터리선행개발팀을 중심으로 전고체전지를 개발하며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는 “전고체전지 제조공정은 기존의 LiB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소재과학 기술 역량과 함께 최적화된 제조공정 개발이 필수”라며 “쉽게 모방하거나 단기간에 축적되는 역량이 아니기 때문에 개발 타이밍을 놓치면 단기간에 회복할 수 없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