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소재 시장에서는 에너지밀도가 높은 실리콘 음극재를 두고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실리콘은 에너지밀도가 현재 음극재로 사용되는 흑연에 비해 약 4배 정도 높아 흑연 음극재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충‧방전 단계에서 실리콘이 팽창해 배터리 수명이 짧아지는 단점 때문에 기존 음극재에 3-5% 정도 혼합해 사용하는데 그치고 있으며 아직 완전한 대체소재로는 부상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생산기업들은 실리콘 입자를 작게 만들어 다른 산화물을 섞어 복합화시킴으로써 충방전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을 향상시키는 방식으로 실리콘 음극재 제조기술을 개선하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 제조기술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먼저, 나노 크기 실리콘을 실리콘 베이스 산화물로 감싸는 실리콘 옥사이드 방식으로 국내에서는 대주전자재료가, 해외에서는 일본 Hitachi, Shin-Etsu Chemical이 개발하고 있다.
여러 제조기술 가운데 충‧방전 수명이 가장 길다는 것이 특징이지만 초기 효율과 충‧방전 속도가 느리며 실리콘 옥사이드의 제조코스트 때문에 토탈코스트가 높다는 것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2번째는 나노 크기의 실리콘을 합금과 급냉시켜 합금이 실리콘을 감싸게 만드는 실리콘 얼로이(Alloy) 방식으로 실리콘 옥사이드보다 전기전도도가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에서 일진전기가 연구하고 있다.
3번째는 나노 크기 실리콘 주위를 탄소로 코팅하는 실리콘 탄소 복합체 방식으로 SJ신소재와 포스코켐텍이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부피팽창을 막아내는 힘이 다른 방식보다 약해 실리콘을 많이 투입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른 방식에 비해 용량이 작은 것이 단점이다.
배터리 소재 생산기업들은 먼저 음극재에서 실리콘이 차지하는 비중을 10% 이상으로 높여야만 어떠한 제조방식이 가장 효과적일지 비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삼성SDI, LG화학 등 배터리 셀 생산기업들도 실리콘 음극재 채용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나 아직 사용량이 많지 않아 주도적인 기술을 특정하지 못하고 3가지 방식을 모두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들은 앞으로 어떠한 기술이 흑연을 대체할지 5년 안에 결정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엄지용 자동차부품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소재 생산기업들이 실리콘 비중을 기존 3-5%에서 10% 이상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연구하고 있다”며 “빠르면 3년, 늦어도 5년 안에 구현돼 어떠한 실리콘 음극재 제조기술이 적합할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