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Polycarbonate) 생산기업들은 세계시장 판도에 역행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PC는 PA(Polyamide)를 비롯해 PBT (Polybutylene Terephthalate), POM (Polyacetal), m-PPE(Modified Polyphenylene Ether)와 함께 5대 범용 EP(Engineering Plastic) 가운데 하나로 투명하고 전기적 성질이 우수하며 내충격성, 내열성, 내한성 등이 뛰어나 광범위하게 채용되고 있다.
PC 수출은 2015년 58만2732톤에서 2016년 59만2536톤으로 약 1만톤 증가했으나 중국 수출은 31만7329톤에서 30만8849톤으로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수출비중은 2011년 55% 이상을 기록했으나 2014년 55.7%에서 2015년 54.5%, 2016년 52.1%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수입은 2011-2015년까지 미국산이 3만톤 가량을 기록했으나 2016년 스페인산이 2만2306톤으로 증가해 미국산을 대체함에 따라 미국산이 2만2158톤으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PC는 판매가격에 원료가격 인상분을 반영하기 어려워 BPA(Bisphenol-A)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좌우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최종 수요기업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이기 때문에 원료 인상분을 반영하기 어렵다”며 “최근 BPA-PC 스프레드가 개선돼 PC 생산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주장했다.
PC 생산기업들은 2014년 BPA 가격이 급등해 스프레드가 축소되며 수익성이 악화됐으나 2015년부터 국제유가와 BPA 가격이 급락하며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케미칼은 2017년 5월10일 여수 PC 플랜트 생산능력을 21만톤으로 11만톤 증설하겠다고 발표함으로써 2016년 Teijin이 싱가폴 11만5000톤 플랜트, Idemitsu Kosan이 Chiba 4만7000톤 플랜트를 폐쇄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롯데그룹은 2020년 증설이 완료되면 PC 생산능력이 롯데케미칼 21만톤, 롯데첨단소재 24만톤으로 총 45만톤 생산체제를 갖추어 세계 3위 PC 생산기업으로 자리잡음으로써 대규모화를 통해 코스트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영업전략을 강행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Covestro가 중국 Shanghai 소재 40만톤 플랜트를 2019년 20만톤 증설하는 것을 감안하면 대규모화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글로벌기업에 공급하는 양이 많지 않고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전기·전자 생산기업에 전자소재용으로 공급하며 PC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부문 역시 현대·기아자동차 등 국내기업 공급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글로벌 수요가 증가해도 Covestro, Sabic 등 글로벌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시장 관계자는 “현대·기아자동차의 자동차 생산량이 늘어나는 것과 글로벌기업의 자동차 생산량이 늘어나는 것 가운데 어느 것이 더 많겠냐”며 “글로벌기업의 증가 수요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국내기업들은 국내 수요기업에 의존하는 양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대체 수요를 모색하고 수요처를 다변화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다.


PC 베이스레진(Base Resin)은 컴파운드(Compound) 수요가 2016년 69%이며 전자소재용이 58.4%, 자동차 소재가 24.8%, 산업재 및 소비재가 16.8%로 나타났다.
전기전자 소재 부문은 전체 수요 가운데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나 스마트폰 하우징 소재가 메탈로 전환돼 수요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며 유럽을 중심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돼 브롬계 난연제 사용이 불가능해져 친환경 소재 채용이 확대됨에 따라 수요 감소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자동차용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하고 R&D(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나 기존소재를 대체하기 어려워 고전하고 있다.
PC는 자동차 소재 부문에서 헤드램프, 선루프, 후면 유리 등에 적용되고 있으며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생산기업들은 전면 유리를 PC로 대체하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자동차용 전면유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나 글로벌기업에 기술력이 뒤처지고 있어 R&D 투자 확대가 요구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Covestro와 Sabic은 전면 유리 채용을 위해 활발한 R&D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동차 전면 유리에 PC가 채용되면 수요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Covestro는 산업부문별 경계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수요를 예측하는 것을 중시하고 있다.
Covestro 관계자는 “전면유리 채용은 법규 제정부터 시작돼야 하기 때문에 준비하는 단계”라며 “저가 시장은 품질이 중요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당장 2017년 하반기부터 누가 더 새롭게 준비돼 있는지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준비해 수요를 예측하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임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