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기업들은 최근 수년 동안 호황을 누리고 있으나 연구개발(R&D) 투자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케미칼은 2017년 1-9월 연결 기준 매출액이 11조8395억원에 달했으나 R&D투자액은 454억원으로 0.4%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금호석유화학 역시 매출 3조8524억원에 R&D투자액은 286억원으로 0.7%에 그쳤으며, OCI도 매출액에서 R&D투자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0.6%에 머물렀다.
한화케미칼은 R&D투자액이 376억원으로 비중은 1.3%를 차지하며 그나마 1%대를 넘겼다.
이와 대조적으로 LG화학은 R&D투자 비중이 유일하게 3%대를 넘겨 눈에 띄고 있다.
LG화학은 2017년 초 박진수 부회장이 R&D에 총 1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1-9월 매출 19조2658억원에 R&D투자액은 6577억원을 투입함으로써 비중이 3.4%로 나타났다.
LG화학은 기초화학소재 뿐만 아니라 배터리, 반도체소재,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용 필름, 의약품 등 R&D가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 사업부문을 두고 있어 R&D투자를 확대할 수 있던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롯데케미칼 등 대다수 화학기업들은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기초화학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으며 에틸렌(Ethylene), P-X(Para-Xylene) 등 범용제품은 수익성을 얻기 위해 생산량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R&D에 대한 우선순위가 높은 편이 아니라 미진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 관계자는 “배터리, 바이오 등으로 다각화된 곳은 R&D투자가 많은 편”이라며 “하지만, 상당수 국내 화학기업들은 당장 첨단소재 등의 고부가가치 사업에 진출하기보다 범용 화학소재 생산에 집중하고 있어 R&D투자를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