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시제(Photo Initiator) 시장은 고부가화 영역도 사양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광개시제는 자외선을 통해 올리고머(Oligomer)와 모노머(Monomer)가 화학결합을 유도할 수 있는 첨가제이며 UV(Ultra Violet) 페인트, UV 경화수지, 포토레지스트(Photo Resist) 등에 투입되고 있다.
범용 그레이드는 중국 및 타이완산 등을 전량 수입해 UV 페인트, UV경화수지 등에 채용하고 있으며 고급 그레이드는 BASF가 디스플레이용 포토레지스트, 컬럼 스페이서(Column Spacer) 등에 독점 공급하며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내기업들이 국산화에 성공함에 따라 BASF의 시장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BASF는 특허 출원을 통해 시장 진입을 봉쇄했으나 삼양사와 화학연구원이 BASF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 광개시제를 개발했고, 타코마테크놀러지가 BASF와의 광개시제 특허 소송에서 승소함에 따라 국산화를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시장에서는 BASF의 특허가 무효화됨에 따라 범용 광개시제 생산기업들도 고급 그레이드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게 제시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BASF는 고급 그레이드의 매출비중 50% 이상이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어 국내기업 진입으로 영업실적 감소가 확실시되고 있다.
범용 사양화에 고급 그레이드는 BASF “장악”
글로벌 광개시제 시장은 연평균 7-8% 성장해 2017년 1조5000억원에 달하고 국내시장은 1160억원을 나타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글로벌 수요는 UV 경화기술, 포토레지스트(Photo Resist) 기술, 반도체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특히 전자소재용 포토레지스트 핵심소재인 고감도 옥심 에스테르(Oxime Ester)계 수요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범용 광개시제 시장은 UV 경화수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미원에스씨(구 미원스페셜티케미칼)가 수입제품을 패키지 형태로 공급하고 있다.
켐피아, 유원켐텍 등도 중국산, 타이완산을 수입해 공급하고 있으며 생산과정에서 환경비용이 높게 발생하고 있고 저가공세가 지속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고급 그레이드인 옥심 에스테르계 시장은 광개시제 매출비중의 40%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세계 612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국내시장은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등 글로벌 디스플레이 패널 1-2위 생산기업들이 포진해 있어 468억원으로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옥심 에스테르계 시장은 동진쎄미켐, 동우화인켐, LG화학, 삼성SDI, SKC Haas, 코켐 등 포토레지스트 생산기업들이 채용해 포토레지스트를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등에게 공급하고 있다.
BASF는 2000년대 초부터 특허 출원을 통해 옥심 에스테르계 광개시제를 독점하고 있으며 매년 수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부 일본기업들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장에 영향력을 미치기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 및 포토레지스트 생산기업들은 BASF가 독점하는 옥심 에스테르계가 kg당 100만원 이상을 넘어서는 등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2000년대부터 국산화를 시도했으나 특허 문제로 상업화가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생산기업들은 품질 문제가 우려돼 신규라인을 가동하기 전까지 관련소재 대체에 부담을 느껴 BASF의 광개시제를 계속 채용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삼양사, 타코마테크놀러지 등이 국산화에 성공함에 따라 BASF가 장악하는 독점시장이 붕괴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타코마테크놀러지, 특허소송 승소 “승승장구”
삼양사와 타코마테크놀러지는 디스플레이용 광개시제 국산화에 성공해 2015년 이후부터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BASF는 「Irgacure OXE 01」, 「Irgacure OXE 02」 등 옥심계 에스테르 광개시제를 디스플레이 포토레지스트용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타코마테크놀러지는 Irgacure OXE 01을 대체할 수 있는 광개시제를 개발했으며 최근에는 Irgacure OXE 02 대체제품도 상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코마테크놀러지는 전자소재용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특허기술을 확보하고 삼성SDI, 동진쎄미켐, JSR코리아 등에게 공급했으나 BASF가 2009-2010년 스위스 Ciba Specialty Chemicals을 인수하면서 취득한 특허를 바탕으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타코마테크놀로지가 주력제품인 Irgacure OXE 01의 대체제품 영업을 확대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BASF는 2014년 2월 타코마테크놀러지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타코마테크놀러지도 2014년 5월 BASF 상대로 특허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2015년 12월 1심 특허심판원과 2016년 10월 2심 특허법원에서 타코마테크놀러지가 연달아 승소했으며 BASF는 불복하고 2016년 11월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2017년 4월26일 기각됐다.
소송절차는 길게는 2년 이상 요구되지만 법원은 2016년 11월 상고된 지 불과 5개월 만에 “상고 이유가 없다”며 기각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제3부가 BASF의 광개시제 물질특허에 대한 등록무효 판결을 확정함에 따라 타코마테크놀러지가 옥심 에스테르계 광개시제 영업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사, LG·삼성 진입했으나 “입조심…”
삼양사는 2-3년 전부터 화학연구원과 함께 옥심 에스테르계 광개시제를 개발해 국내시장에서 영업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양사와 화학연구원은 BASF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 광개시제를 개발해 소송을 피할 수 있었으며 고감도제품을 개발해 BASF의 Irgacure OXE 02도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연구원은 고감도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R&D(연구개발)를 이어가고 있으며 삼양사는 삼성SDI, LG화학, SKC Haas Display, 동우화인켐, 동진쎄미켐 등 주로 디스플레이용 포토레지스트 생산기업에게 광개시제를 공급하며 영업력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삼양사는 영업팀, 연구팀 등이 언론에 노출되는 것으로 조심스러워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BASF가 지속적으로 특허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최종 수요기업들에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영업비밀 노출이 우려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삼양사 관계자는 “광개시제를 2-3년 전부터 영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삼양사는 2-3년 전부터 BASF의 제품을 대체하기 위해 영업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등 신규라인에 투입되는 포토레지스트 공급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는 자사제품인 Column Space용 원료로도 투입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에는 수십억원의 매출이 발생했으며 2017-2018년 이후에는 신규라인 투입이 확대돼 매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고급 그레이드 상업화 “관심”
국내시장은 BASF가 독점하고 있는 옥심 에스테르계 특허가 무효화됨에 따라 국내기업들이 상업화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광개시제는 범용은 중국 및 타이완산을 수입하고 있고 고급 그레이드는 BASF가 장악하고 있어 고급 그레이드 국산화에 집중했으나 BASF의 특허에 부딪혀 상업화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광개시제는 IGM Resins, Tianjin Jiuri New Materials, Lambson, Arkema, DBC, BASF, New Sun, Eutec, Zhejiang Yangfan New Materials, Tronly, Hongtai Chemical, Jinkangtai Chemical, Polynaisse, Hubei Gurun, Kurogane Kasei 등이 생산하고 있으며 범용은 대부분 중국기업들이 장악하고 있고 디스플레이용은 BASF가 독점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디스플레이용 광개시제 시장은 한국비중이 40-5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BASF의 영역을 타코마테크놀러지, 삼양사 등이 적극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시장에서 BASF의 특허가 무효화됨에 따라 옥심 에스테르계 상업화에 관심이 높았던 국내 및 중국기업들도 시장 진출을 고심하고 있어 고급 그레이드 시장도 범용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옥심 에스테르계 관련특허는 LG화학, 애경화학, 타코마테크놀러지, 삼양사, 미원에스씨, SKC Haas 등 국내기업들이 출원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부분 2010-2017년 출원했으며 상업화가 가능한 수준의 생산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는 “옥심 에스테르계 광개시제는 특허 문제로 상업화가 어려웠을 뿐 신규생산은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Changzhou Tronly New Electronic Materials, Tianjin Jiuri Chemical 등 중국기업들도 최근 국내에 특허를 출원함에 따라 사양화 사업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범용 광개시제는 중국 및 타이완산이 저가공세를 중심으로 시장을 장악해 사양화됐다”며 “고급 그레이드도 중국기업들이 생산하며 국내기업들이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고감도 그레이드 개발해야 생존한다!
고급 광개시제 시장도 사양화가 우려됨에 따라 국내기업들은 R&D를 강화하고 있다.
타코마테크놀러지는 2017년 4월 기존 LCD(Liquid Crystal Display) 포토레지스트용 광개시제에 비해 광감도 특성이 2배 이상 빠른 고급 그레이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광개시제는 포토레지스트의 광감도 및 해상도 특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감도가 높을수록 디스플레이 패널의 생산성을 증대시킬 수 있어 지속적인 고부가화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무기 블랙 밀베이스(Mill-Base) 또는 블랙 유기염료 등을 포함하는 RBM(Resin Black Matrix) 및 BCS(Black Column Spacer) 포토레지스트는 감광재의 경화도가 부족해 고감도 광개시제 개발이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타코마테크놀러지가 개발한 신규제품은 장파장의 UV를 흡수하며 고감도 특성을 보유해 RBM과 BCS 등 블랙 잉크를 포함하는 포토레지스트 조성물에 적합한 것이 특징이다.
타코마테크놀러지는 LCD 뿐만 아니라 차세대 핵심산업분야인 플렉서블(Flexible) 디스플레이,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 퀀텀닷(Quantum Dot) 디스플레이에 응용도 가능해 2017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업화에 돌입하며 국내시장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도 영업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양사, 화학연구원 등도 고감도 광개시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개시제는 투명도, 고감도 등을 개선하는 기술이 계속 강화되고 있으며 기존 고급 그레이드가 사양화되는 것을 대비하기 위해 투명도, 고감도 등을 끌어올리고 있다.
다만, 고감도제품은 BASF의 Irgacure OXE 02가 대표제품이며 다른 생산기업들이 여전히 대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사는 최근 BASF의 고감도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신제품을 개발해 영업력을 확대하며 수익성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BASF, 디스플레이 소재 사업 “추락”
BASF는 국내기업들이 디스플레이용 광개시제를 국산화함에 따라 기존시장에서 지위를 상실하고 있다.
BASF는 전자소재 부진이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디스플레이 소재는 수요비중이 1,2위를 다투는 LG디스플레이, 삼성SDI의 진입을 목표로 아시아·태평양 영업본부와 연구소를 한국에 설립했으나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광개시제 사업을 디스플레이용을 제외하고 네덜란드기업에게 매각했으나 디스플레이용도 한국산이 확대됨에 따라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BASF가 네덜란드 자외선 경화 소재 생산기업인 IGM Resins B.V.에게 글로벌 광개시제 사업부를 매각했으며 전략적 핵심 분야인 전자소재용 고성능 광개시제는 매각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매각에는 이태리 Mortara 소재 광개시제 공장을 비롯해 기술·특허·상표·서비스, 120명의 임직원 전원이 포함됐다.
전자소재용 광개시제는 BASF가 독점하며 kg당 1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판매했으나 국내기업의 진입으로 가격이 절반 이상 하락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BASF는 광개시제 신규 그레이드를 수년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R&D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됨에 따라 시장 지위를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BASF가 광개시제의 수익이 부진해 범용은 매각했고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는 디스플레이용도 사양화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수년 안에 광개시제 사업 전부를 정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허웅 선임기자: hw@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