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기업은 2017년 호황을 누린 것으로 파악된다.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등 국내 주요 석유화학 3사는 2017년 합계 영업이익이 6조7320억원으로 7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역대급 호황을 기록한 2016년 5조3154억원에 비해서도 1조4000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LG화학은 2017년 영업이익이 3조37억원으로 2010년 기록한 역대 최고 영업이익 2조8213억원을 훌쩍 뛰어넘고 2016년 1조9919억원에 비해서는 1조원 이상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3조 클럽 진입을 달성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롯데케미칼은 삼성그룹의 빅딜 이후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2017년 영업이익이 2조9129억원으로 전년대비 4000억원 늘어나며 최대 기록을 갱신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화케미칼 역시 영업이익이 8154억원으로 362억원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NCC(Naphtha Cracking Center) 중심의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어 최근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며 원가 부담은 낮아진 반면 석유화학제품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며 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해 큰 폭의 스프레드(마진)를 확보하며 수익성이 극대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8월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Harvey)의 영향으로 텍사스 소재 정유공장, 석유화학설비의 가동이 차질을 빚은 가운데 세계적으로 NCC, ECC(Ethane Cracking Center), CTO(Coal to Olefin) 신증설이 많지 않아 수급타이트가 심화되며 수익성 개선에 탄력이 붙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환경규제 역시 영업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화학설비 신증설을 억제하고 있는 만큼 아시아 에틸렌 수급타이트가 심화되고 있다”며 “가성소다(Caustic Soda), ECH(Epichlorohydrin), PA(Polyamide) 등 생산량이 많지 않은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이 대폭 상승한 것도 호재”라고 설명했다.
다만, 저유가 기조로 호황이 시작된 만큼 최근 국제유가 상승 추세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65달러를 넘어서면 나프타 가격이 천연가스보다 비싸져 가격경쟁력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국내기업들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2017년 7월7일 45.88달러를 기록한 이후 연일 상승해 2018년 1월5일에는 64.94달러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1월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8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2018년에도 호황이 지속 이어지겠지만 2017년만큼 좋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