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쉬(BOSCH)가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자체생산 계획을 포기했다.
보쉬는 최근 성명을 통해 배터리 셀을 자체 생산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5억유로를 투자해 합작 설립한 LiB(Lithium-ion Battery) 개발기업 LEAP를 해산하고 추가 연구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2015년 인수한 미국 전고체 배터리 생산기업 Seeo 역시 매각할 방침이다.
보쉬는 2017년 12월 2030년까지 배터리셀 생산능력을 200GWh로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점유율 20%를 확보하기 위해 200억유로(약 27조원)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배터리 사업에서 그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 포기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롤프 불란더 보쉬 모빌리티 솔루션 사업부문 회장은 “EV 시장에서 중요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직접 배터리셀을 생산할 필요는 없다”면서 “기술 문제라기보다 경제문제로 신규 진출기업이 시장을 공략하기 매우 어려운 구조”라고 강조했다.
보쉬는 대신 EV용 파워트레인 분야에 집중하며 배터리셀은 그동안과 마찬가지로 배터리 생산기업과 협력해 설계하고 구매할 방침이다.
보쉬는 설립 4년만에 철수했으나 과거 삼성SDI와 합작기업 SB리모티브를 설립하는 등 배터리 자체생산에 관심을 보여왔다.
하지만, 보쉬가 자체생산을 포기함에 따라 앞으로 유럽기업들의 배터리 독자노선 움직임이 어떠한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유럽기업들은 각국 정부가 이르면 202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퇴출에 들어가고 핵심소재인 배터리는 한국, 중국, 일본기업이 장악하고 있어 자체적인 배터리 개발역량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스위스 ABB와 스웨덴 North Volt 유럽 최대규모 배터리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고, BMW는 EV 배터리 연구개발(R&D)에 2억유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유럽 화학기업과 완성차 생산기업도 유럽연합(EU) 주도 아래 EV 배터리 생산기업을 공동 설립하는데 뜻을 모으고 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