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삼성SDI 컨소시엄이 국내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칠레 대규모 리튬 프로젝트를 따냈다.
리튬은 전기자동차(EV) 배터리의 핵심 원료이나 전체 매장량의 절반이 칠레에 묻혀 있으며 중국, 일본, 미국 등 각국이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포스코와 삼성SDI 컨소시엄은 3월9일(현지시간) 칠레 생산진흥청(CORFO)으로부터 칠레산 리튬을 원료로 현지에서 배터리 양극재를 생산하는 프로젝트의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통보받았다.
CORFO는 2017년 5월부터 자국 리튬산업 육성과 확대를 위해 글로벌 사업자 선정을 실시했으며 칠레를 비롯해 미국, 캐나다, 중국, 러시아, 벨기에, 한국 등 7개국에서 12사가 뛰어들었다.
이후 2차례에 걸친 심사 끝에 포스코-삼성SDI 컨소시엄, 칠레 Molymet, 중국 Sichuan Fulin Transportation 등 3곳이 최종사업자로 선정됐다.
국내기업이 칠레에서 리튬 프로젝트를 따낸 것은 처음이며 CORFO는 세계 정상 수준인 포스코의 양극재 생산기술과 삼성SDI와 컨소시움을 이룸으로써 후보 중 유일하게 배터리 완제품 생산기업과 함께 응찰했다는 점에서 포스코-삼성SDI 컨소시엄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와 삼성SDI는 앞으로 575억원을 투자해 칠레 북부 Mejillones에 합작법인과 공장을 설립하며 이르면 2018년 착공해 2021년 완공하고 2021년 7-12월경 상업가동에 돌입할 방침이다.
양극재 생산능력은 3200톤을 계획하고 있으며 생산물량은 삼성SDI가 우선 공급받고 이후 생산 확대 여부에 따라 다른 판로도 개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포스코에 따르면, LiB(Lithium-ion Battery) 양극재 시장은 2016년 21만톤에서 2020년 86만톤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중국 EV 메이저 BYD가 중국 최대 리튬 산지인 Qinghai에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Toyota도 아르헨티나에서 리튬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 애플(Apple)은 또다른 핵심 소재인 코발트를 확보하기 위해 광산기업들과 계약을 늘리고 있다.
포스코 역시 기존 주력 사업인 철강에서 벗어나 미래 먹거리 확보를 LiB 소재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2018년 2월에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리튬 광산 개발기업의 지분을 인수한 바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강은 안정적이지만 기술개발로 이윤을 극대화하기는 힘든 분야”라면서 “배터리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SDI도 안정적으로 원료를 확보해 향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