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대표 박진수)이 전기자동차(EV) 배터리의 원료 확보를 위해 LG상사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상사는 녹색광물 분야를 신 성장동력으로 설정하고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송치호 LG상사 대표이사 사장은 3월1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원개발 사업은 운영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경쟁력이 확보된 분야를 중심으로 신규투자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특히, 녹색광물 등 신규 분야 진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녹색광물은 태양광, 풍력, 바이오 등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쓰이는 광물로 EV 배터리에 들어가는 코발트, 리튬 등이 모두 포함된다.
LG상사 관계자는 “녹색광물과 관련된 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며 “아직까지 가시화된 성과는 없지만 신규 투자를 꾸준히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LG화학이 LG상사와 시너지를 통해 EV 배터리에 쓰이는 원료를 확보하는데 더욱 속도를 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LG그룹 내에서 LG전자, LG화학, LG이노텍 등 계열사들이 자동차 전장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고 돈독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 원료 사업에서도 비슷한 효과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EV 시장 성장을 타고 배터리 원료가격이 크게 올라 안정적으로 원료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LG상사는 이전부터 자원개발 사업을 추진하며 해외 곳곳에 있는 광산이나 광구 등에 지분을 투자해온 만큼 LG화학보다 배터리 원료를 직접 확보하는데 유리할 것으로 파악된다.
LG상사는 1990년대 말부터 자원개발 사업을 추진했으며 2010년 한국광물자원공사와 손잡고 아르헨티나 리튬 개발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LG화학이 배터리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해외 광산과 협력관계를 맺는 등의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도 LG상사와 손을 잡을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LG화학과는 대조적으로 삼성SDI는 최근 칠레 생산진흥청이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최종 사업자로 선정돼 장기간 리튬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으며, SK이노베이션도 최근 Australian Mines과 코발트 및 니켈을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