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결국 100달러를 넘어설 것인가?
국제유가와 이해관계가 깊은 석유정제·석유화학은 물론이고 거리가 상당한 일반산업들도 국제유가의 향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에너지 시장의 지형을 흔들어 수익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프랑스 정유기업 Total의 파트리크 푸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머지않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가 감산 합의를 효과적으로 이행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를 선언한 것이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한 것과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투기자금이 석유 시장에 유입되고 있는 것도 국제유가 불안요인 중 하나이다.
국제유가는 2014년 봄까지도 배럴당 110-120달러 수준에서 등락했으나 OPEC이 원유 생산량 감축에 실패한 가운데 미국이 셰일오일·가스 생산을 확대함으로써 연말에는 40달러 안팎으로 폭락했고 2015년 봄 30달러대까지 추락한 후 셰일오일 생산이 줄어드는 틈을 타 40-50달러를 회복했다.
특히, 2016년 후반부터 OPEC과 러시아가 원유 생산량 감축에 합의하면서 공급이 줄어들어 50-60달러로 상승했고 2017년부터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커지면서 70달러를 넘어 8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이란이 미국과의 정면충돌을 피하지 않고 팔레스타인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부상한다면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재개하면 이란의 석유 수출이 급감하고, 중동 국가들이 팔레스타인의 소요사태를 눈감고 있지만 언제까지나 모른 채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지는 않을지라도 당분간 70-80달러 선에서 등락할 것은 분명하다. 미국이 셰일오일 생산을 확대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고, OPEC이 감산을 철회할 가능성도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우디는 배럴당 70-80달러가 적정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이란은 60달러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OPEC과 러시아가 당분간 감산 합의를 깨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 아래 당분간 초강세 행진을 계속할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국제유가가 70-80달러에서 100달러 사이에서 움직인다고 가정하면 나프타도 630달러에서 900달러 사이에서 등락할 것이 분명하나 에틸렌이 900달러에서 1300달러를 형성할지는 불분명하다. 특히, PE는 1200달러 수준을 형성하고 있으나 국제유가와 상관없이 1000달러를 유지하기도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산 에틸렌이 톤당 300달러를 하회하고 PE도 500달러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미국산 에틸렌과 PE가 아시아 시장에 본격 유입되면 아시아가격도 폭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유입은 아니더라도 이미 슬금슬금 유입되기 시작했다.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형성하더라도 미국산 에탄이 3-4달러를 벗어나기 힘들다는 점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