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대표 박찬구‧김성채)이 여전히 합성고무 사업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원료가격이 급등세를 지속하는 반면 합성고무 판매가격은 상승세가 더뎌 수익성이 대폭 악화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핵심 원료인 부타디엔(Butadiene)은 6월 평균 가격이 톤당 1737달러로 1월 1199달러에 비해 44.9%나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나프타(Naphtha) 가격이 연초에 비해 약 10% 오르는 등 화학 원료가격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으나 부타디엔 상승폭이 유독 큰 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반면, SBR(Styrene Butadiene Rubber)은 1538달러에서 1859달러로 20.9% 오르는데 그쳤다.
원료가격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면서 합성고무 생산기업들의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 등은 금호석유화학이 합성고무부문에서 2/4분기 영업이익으로 100억원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BPA(Bisphenol-A) 등 페놀(Phenol) 유도제품의 선전으로 전체 영업이익은 1000억원대로 2배 이상 늘어나나 매출 비중이 40%에 달하는 주력사업인 합성고무는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과거에도 타이어 수요 부진, 중국발 공급과잉 여파, 대체재인 천연고무 가격 하락까지 겹치며 합성고무 시황이 급격히 악화돼 2011년 8900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연속 1000억원대에 그치는 등 만성적인 수익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2017년에는 다른 사업부문이 선전하며 영업이익이 2626억원으로 개선됐으나 합성고무 사업에서는 504억원을 보태는데 그쳤다.
합성고무 사업은 영업이익률이 2017년 2.3%에 머물렀고 가동률 역시 75%를 기록했다.
같은 합성고무 부진에도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은 자사 NCC(Naphtha Cracking Center)를 통해 부타디엔을 자체조달해 수익성 악화를 방어하고 있으나, 금호석유화학은 NCC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부타디엔을 전량 외부로부터 조달함에 따라 타격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합성고무 시황 악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때 시장을 흔들어놓았던 신증설 열풍은 잦아들었지만 여전히 글로벌 설비 가동률이 70%에 머무는 등 공급과잉이 심각한 것으로 판단된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현재 진행되는 합성고무 증설은 없지만 아직 잉여설비가 많아 정확한 시황 개선 시기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