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알루미늄을 활용해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조재필 교수팀이 휘발유 자동차보다 효율적인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9월13일 밝혔다.
LiB(리튬이온배터리)보다 오래 쓰면서 폭발하지 않는 알루미늄-공기 흐름전지 기술로, 다양한 금속(연료)을 공기와 반응시켜 전기를 얻는 금속-공기 전지의 일종이다.
금속-공기 전지는 LiB보다 에너지 밀도가 커서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가볍고 저렴하며 이론적 용량이 리튬보다 크고 폭발하지 않는 알루미늄에 대한 기대가 큰 편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알루미늄-공기 흐름전지는 2차전지가 아니라 방전만 되는 1차전지이며 EV에 적용 시 알루미늄 금속만 교체해도 전기를 공급할 수 있어 같은 무게의 휘발유와 알루미늄의 실질적 에너지 밀도를 따지면 알루미늄이 훨씬 월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조재필 교수는 “휘발유 1kg은 실제 자동차에서 1700Wh의 에너지 밀도를 나타내지만 알루미늄-공기 흐름전지에 적용한 알루미늄의 에너지 밀도는 2500Wh”라며 “1회 교체에 700km를 달리는 EV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알루미늄-공기 전지는 작동 과정에서 알루미늄 부산물이 쌓여 성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으나 연구진은 전해액 흐름으로 알려진 방식을 통해 해결했다.
전지에 펌프를 도입해 전해액이 흐르게 만들어 부산물이 쌓이지 않고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공기를 받아들이는 전극에서 반응을 활성화시키는 고성능 촉매(은-망간 산화물 나노플레이트 촉매)도 새로 개발했다.
해당 촉매까지 적용한 알루미늄-공기 흐름전지는 폭발하지 않으면서 에너지 밀도가 커 EV 주행거리를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알루미늄-공기 흐름전지의 방전 용량은 기존 알루미늄-공기 전지보다 17배 증가했으며 새로 개발한 은-망간산화물 기반 촉매는 기존에 많이 사용하던 백금계 촉매(Pt/C)에 뒤지지 않는 성능을 보였다.
은은 백금보다 가격이 50배 낮아 가격 면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조재필 교수는 “알루미늄은 산업적으로 가장 많이 쓰는 금속이라 소재 수급에 따른 전지 가격 문제에서 자유롭다”며 “EV에 가벼운 알루미늄 금속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는 울산시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졌으며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9월13일자에 게재됐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