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급부족에 인디아 수출 확대
미국 벤젠 시장은 SM(Styrene Monomer)용 수요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내수가 대폭 신장할 가능성은 낮게 나타나고 있다.
다만, 미국은 코스트가 낮은 셰일가스(Shale Gas) 베이스 에틸렌(Ethylene) 생산이 늘어남에 따라 SM 경쟁력이 상승해 아시아 및 유럽을 대상으로 SM 수출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벤젠 수요가 신장해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또 미국은 벤젠 수입국으로 자리 잡고 있으나 2017년에는 가솔린(Gasoline) 시황 호조에 따른 정유공장 가동률 상승, TDP(Toluene Disproportionation) 설비의 채산성 향상에 따른 풀가동의 영향으로 벤젠 생산이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미국으로 유입되던 벤젠이 줄어들어 과잉물량을 아시아가 흡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벤젠 수출국인 인디아는 기본적으로 중동 및 아시아 공급부족을 보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국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2018년에는 페놀 플랜트가 신규 가동할 예정이나 벤젠 수요 기준으로 9만톤에 불과해 내수가 당분간 크게 신장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앞으로는 P-X(Para-Xylne) 생산이 주목된다.
중국을 잇는 글로벌 최대의 폴리에스터(Polyester) 생산대국으로 P-X 수요가 대폭 신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릴라이언스(Reliance Industries)는 2017년 Jamnagar 정유공장에 P-X 220만톤 플랜트를 건설해 가동함으로써 P-X 생산능력을 200만톤에서 420만톤으로 확대했으며 벤젠 생산능력도 60만톤 늘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디아는 2017년 폴리에스터 수요가 5-6% 증가에 그쳤다. 외부요인에 따라 중소 폴리에스터 생산기업의 가동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8년에는 반동현상이 일어나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도 중국과 동등하거나 높은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디아는 P-X와 함께 생산되는 벤젠 생산량이 안정적으로 증가해 아시아 수출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의 SM 반덤핑에 미국 공급 확대로…
글로벌 벤젠 시장은 2018년에도 2017년과 비슷한 추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공급 및 유도제품 시장에서 영향을 미칠 만한 요인이 부상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8년 6월 타이완, 한국, 미국산 SM에 3.8-55.7%에 달하는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관세율은 FCFC(Formosa Chemicals & Fibre) 등 타이완 기업이 3.8-4.2%, 롯데케미칼 등 한국기업은 6.2-7.5%, Lyondell Chemical 등 미국기업 13.7-55.7%이다.
국내기업은 세부적으로 한화토탈, 여천NCC가 6.2%, LG화학과 SK종합화학 6.6%, 롯데케미칼과 기타 국내기업은 7.5%를 적용 받았다.
중국은 2017년 타이완산 24만톤, 한국산 114만톤, 미국산 31만톤 수입했으며 3개국이 전체 수입량의 5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정부의 반덤핑 조치에 따라 수입이 줄어들어 SM 수급이 타이트해졌으며 간접적으로 벤젠 시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SM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에틸렌 확보가 중요하나 아시아 에틸렌 시장은 최근 수급타이트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 에틸렌 생산설비를 보유하지 않은 중국 SM 생산기업들의 플랜트 안정가동 여부가 에틸렌 조달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또 한국기업들은 SM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추가로 운임을 부담해 동남아, 인디아 등 공급이 부족한 지역으로 수출해도 이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미국은 2017년 SM 수출량이 200만톤에 달했다. 중남미에 절반을 공급하고 한국,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 70만톤, 유럽에 30만톤을 수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산 SM은 저렴한 셰일가스 베이스 에틸렌을 원료로 사용해 제조코스트 경쟁력이 뛰어나나 반덤핑관세의 영향으로 중국수출이 어려워지고 있다.
중국, 수요 감소에 방향족 혼합물 과세까지…
중국은 2019-2020년 Zhejiang Petrochemical이 Zhejiang의 Zhoushan 소재 대규모 석유정제·석유화학 프로젝트에서 SM 플랜트를 가동함으로써 수입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방향족(Aromatics) 혼합물 수입규제도 벤젠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에서는 일반적으로 화학제품용 명목으로 방향족 혼합물을 수입하면 석유제품용으로 수입했을 때 발생하는 톤당 300달러 수준의 수입소비세를 부담할 필요가 없어 방향족 혼합물 명목으로 수입해 가솔린 기재로 혼합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에 따라 방향족 혼합물 수입량이 2016년 1100만톤까지 확대됐다.
중국 정부는 2016년 8월 해당 탈세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발표했으나 이후에도 수입이 줄어들지 않아 2017년 4월 방향족 혼합물에 소비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실제 유통단계에서 과세를 관리하기 어려워 도입하기까지 상당시간이 소요됐으며 2018년 1월에야 새로운 과세 관리 시스템을 3월부터 도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정유공장 출하량부터 주유소 등 소매업자의 판매량까지 단계별 거래물량을 일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앞으로는 관리가 더욱 강화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1000만톤 이상에 달하던 방향족 혼합물 수입이 줄어들어 톨루엔(Toluene) 및 자일렌(Xylene)을 가솔린 기재로 사용하기 시작해 연초부터 톨루엔 및 자일렌 수요가 대폭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demitsu Kosan이 베트남에서 추진하고 있는 Nghi Son 석유정제·석유화학 프로젝트, Sumitomo Chemical이 사우디 PetroRabigh에 건설하고 있는 신규 방향족 플랜트는 P-X와 함께 벤젠도 생산하기 때문에 가동을 시작한 이후 벤젠 시장에 대한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공장 신증설로 생산량 확대하지만…
중국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신규 정유공장 가동이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은 국영 석유기업 Sinopec, PetroChina를 중심으로 정유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나 중국 정부가 정유 사업을 서서히 민간기업에 개방하고 있고 2020년까지 계획된 신규 정유공장 프로젝트도 대부분 민영 섬유기업, 특히 폴리에스터 생산기업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폴리에스터 생산기업들은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의 원료인 P-X를 전량 외부에서 구입하고 있으나 P-X 수요가 급속도로 신장함에 따라 자급화를 목표로 정유 사업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Zhejiang Petrochemical은 2017년 7월 Zhejiang의 Zhoushan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석유정제·석유화학 프로젝트의 1단계 건설에 착수했다.
정유공장은 정제능력이 총 4000만톤으로 2단계로 나누어 건설하며, 섬유 생산기업 Zhejiang Rongsheng Holdings Group이 주도하고 있다.
Jiangsu Hengli Group은 전국에 산하에 있는 Hengli Petrochemical(Dalian) Refinery를 통해 원유 처리능력 2000만톤의 정유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나 대규모 정유공장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가동을 시작해도 석유제품 시황에 따라서는 원료 부족으로 아로마틱 생산설비가 풀가동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신규 정유공장 생산능력은 P-X가 300만-400만톤, 벤젠이 100만톤 수준이나 목적 생산물은 P-X이기 때문에 기존 아로마틱 플랜트에 비해 P-X 생산비율이 벤젠에 비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기존 정유공장은 P-X 생산비율이 정제능력의 4-5%, 신규 정유공장은 15-20%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벤젠은 생산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P-X 신증설 영향으로 공급과잉 우려
세계 P-X 및 벤젠 수요는 각각 4200만-4400만톤으로 동일하며 P-X는 연평균 4-5%, 벤젠은 2-3%로 모두 안정적으로 신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P-X는 2019-2020년 신규 플랜트 가동을 통한 생산능력 확대물량이 1200만톤에 달하나 벤젠은 400만톤에 불과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P-X와 벤젠은 신규 플랜트가 거의 동일한 시기에 상업가동 함으로써 모두 단기적으로 공급과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벤젠은 수요신장률이 P-X의 절반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공급 확대가 P-X의 30% 수준에 그치면서 중장기적으로 공급부족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신규 정유공장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폴리에스터 생산기업들은 본업이 폴리에스터 및 PTA 사업이라는 점이 불안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폴리에스터 생산기업들은 P-X 필요물량이 계속 증가함에 따라 외부조달 일부를 자급화해 P-X 공급을 안정화함으로써 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P-X에 뛰어들고 있다.
따라서 P-X 수급이 완화되면 신규 프로젝트를 연기하고 PTA 및 폴리에스터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는 등 유연하게 대응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