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소다(Caustic Soda)는 아시아 현물가격이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 가성소다 현물가격은 2018년 10월 중순 세계 최대 무역국인 인디아가 공업제품 규격 BIS(Bureau of Indian Standard) 인증 대상에 가성소다를 포함시킴으로써 거래량이 격감하며 글로벌 수급이 공급과잉 상태로 전환돼 약세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수요 자체는 꾸준한 편이어서 최근에는 인디아 영향이 일단락되면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한국과 중국이 수출량을 줄이며 대응하고 있어 봄철 이후에는 톤당 300달러 중반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디아 BIS 인증 규제로 300달러 붕괴
가성소다는 액상 기준으로 아시아 현물가격이 한때 450달러에 달했으나 2018년 10월 중순부터 인디아의 BIS 규제 강화로 급락하기 시작했고 2019년 1월에는 280달러를 형성하는 등 2016년 7월에 비해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인디아는 2018년 4월 BIS 인증 대상에 가성소다를 포함시키겠다고 공표했고 9월부터 규제 강화를 본격화함으로써 대부분 수입제품의 유입을 차단했다.
아시아 각국은 가성소다를 생산해 주로 인디아에 알루미나(Alumina) 제조용으로 수출했으나 BIS 규제 강화 이후 수출처를 대부분 상실해 하락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인디아는 여전히 알루미나 생산을 확대하고 있고 가성소다 생산능력이 충분해도 물류 문제로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수입차단에 따른 부작용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인디아는 가성소다 내수 380만톤에 생산능력이 공칭 400만톤으로 이론상으로는 수입차단으로 타격을 받을 리 없으나 염소 수요 등을 고려했을 때 실제 생산량은 330만톤에 그쳐 50만톤 정도를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태이다.
이에 따라 알루미나 생산기업들이 가성소다 조달에 곤란을 겪고 있으며, 인디아 가성소다 내수가격은 아시아 가격과는 정반대로 9월 말 이후 500달러를 넘어설 정도로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알루미나·레이온 신증설로 수요 호조
가성소다 생산기업들은 아시아 현물가격이 2019년 상반기에 400달러 중반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의 가성소다 생산기업들이 BIS 인증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3개월이면 인증을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수요 증가도 회복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2019년 들어 과잉재고가 순조롭게 흡수되고 있으며 낮은 가격도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수요 자체가 꾸준하기 때문이라다.
또 중동의 알루미나 메이저인 Emirates Global Alumina가 가성소다 소비량이 15만톤에 달하는 신규 알루미나 공장을 완공했고, 인도네시아의 신규 레이온(Rayon) 공장도 가성소다를 10만-20만톤 소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수요 증가가 계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주요 수출국인 중국과 한국이 반도체, 고흡수성 수지 등 다운스트림 신증설을 본격화하며 수출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아시아 수급타이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디아, 동부지역 중심 수급 불균형 심화
인디아는 2018년 4월3일부터 전자부품 등 공업제품 규격인 BIS 인증 취득 대상에 가성소다를 포함시킴으로써 사실상 수입을 규제해 세계적인 공급과잉을 야기하고 있다.
2018년 8월에는 가성소다 수입량이 전년동월대비 66% 격감했고 9월 중순부터는 단속을 강화함으로써 일본, 파키스탄, 한국, 이란산 가성소다 수입을 차단했다. 9월에는 일본산은 물론 많은 양을 공급하던 이란과 중국산 수입량 역시 전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미국산 수입도 대폭 줄어들었고 10월 이후에도 수입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인디아는 일본이 최대 수입 대상국으로 2017년 전체 수입량의 56.6%를 일본산이 차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가성소다 수급이 급격히 타이트해지면서 애로사항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아는 주요 가성소다 수요처인 알루미나 생산기업들이 동부에 다수 소재하고 있는 반면 가성소다 생산기업들은 서부에 집중돼 있으며 40만-50만톤에 달하는 수입량 가운데 70-80%를 동부에서 소비하고 있다.
인디아는 가성소다 생산능력이 시장규모를 상회하는 400만톤 정도이며, 서부기업들이 동부에 추가 공급을 약속했으나 물류능력 부족으로 실제로는 수송이 충분한 수준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알루미나, 종이펄프 등 수요기업들은 조속히 가성소다 공급난이 해결되기를 희망하고 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인디아 수입차단 피해 “최대”
인디아 가성소다 수입규제에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국가는 최대 수입 대상국인 일본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은 2017년 인디아에 액체 가성소다 46만9569톤을 수출함으로써 무려 96.5% 폭증하며 호조를 누렸으나 2018년에는 하반기 이후 사실상 수출이 차단됨에 따라 재고가 10월 기준 16만8569톤으로 39.0% 급증하며 사상 2번째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에 일본 소다공업협회가 경제산업성과 함께 11월부터 일본기업들이 BIS 인증을 취득하기 전까지 통관을 가능케 하도록 유예기간을 줄 것을 인디아 당국에 요청했으나 아직도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아는 2017년 11월 WTO(세계무역기구)에게 이미 가성소다를 BIS 인증 취득 필요제품에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통보했고 2018년 4월부터 미리 공표함에 따라 더이상 유예기간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일부 생산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인증작업에 착수했고 빠른 곳은 2018년 12월 말 필요서류를 모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BIS 심사는 서류·데이터 체크 후 공장 사찰, 샘플 검사 등으로 이루어져 적어도 3개월은 소요되기 때문에 아직 피해를 잠재우기에 역부족인 것으로 판단된다.
또 검사기준이 수은공법 제조를 전제로 삼고 있어 실제 현장에 맞춘 기준으로 변경하는 과정에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은 인디아에 수출하지 못한 가성소다를 동남아, 오스트레일리아 등 다른 지역에 현물거래를 통해 공급함으로써 재고를 소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 현물가격은 12월 말 톤당 200달러대 후반을 형성하는 등 1년 전에 비해 절반 이상 폭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인디아 수출 급감하면서 재고량 급증
일본은 인디아 수출이 막히면서 가성소다 재고가 사상 최대수준으로 폭증했다.
일본 소다공업회 통계에 따르면, 가성소다 재고는 2018년 9월 17만7147톤을 기록하며 2015년 2월 이후 3년만에 17만톤을 넘어섬과 동시에 사상 최대수준을 갱신했다.
10월에는 16만8569톤으로 4.8% 감소했으나 전년동월대비로는 39.0% 급증하며 사상 2번째로 많은 수준을 나타냈다.
재고량 증가는 주요 수출처인 인디아 수출이 경직된 영향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디아가 4월3일부터 BIS 인증 필요제품에 가성소다를 포함시키고 9월 중순부터 단속을 강화하며 미인증 가성소다 수입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2017년 액체 가성소다의 인디아 수출량이 46만9569톤으로 전년대비 96.5% 급증했고 56만3346톤으로 최대를 기록한 오스트레일리아의 뒤를 이으며 전체 점유율도 34.3%에 달했다.
다만, 일본은 가성소다 재고가 인디아 수출 위축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3월부터 7월 사이에도 증가해 기본적으로 공급과잉이 심각한 상태로 판단된다.
이란 설비 트러블 해소, 인도네시아 레이온 섬유 공장 완공 지연 등으로 아시아 수급이 예상보다 완화됐을 뿐만 아니라 정기보수를 고려해 재고 축적에 나선 결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기업, 2018년 인디아 수출 “0”
국내 가성소다 수출 역시 타격을 받고 있다.
인디아 수출량은 액상 기준으로 2009년 이후 3만-4만톤 수준을 꾸준히 유지했고 2014년 12만2986톤으로 일시적으로 급증했으나 2015년 이후 반덤핑관세가 부과되며 2016년 1만4841톤, 2017년 1만8674톤으로 격감했고 2018년에는 BIS 규제 강화 영향으로 아예 0톤을 기록했다.
반면, 중국 수출은 급증세를 나타내 2015년 29톤, 2016년 41톤, 2017년 109톤에 불과했으나 2018년 5075톤으로 폭증했다.
기존 주요 수출국인 오스트레일리아는 여전히 수출 1위 자리를 장악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수출은 2015년 33만1968톤에서 2016년 27만7390톤, 2017년 26만4875톤, 2018년 26만981톤으로 감소했으나 수출비중은 2018년 기준 67%로 70%에 육박했다.
베트남 수출은 2015년 1만662톤에서 2016년 1만9913톤으로 증가한 후 2017년 1만2296톤으로 감소 전환하고 2018년에는 2777톤으로 격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수출은 2015년 62만2581톤에서 2016년 52만7826톤, 2017년 39만9012톤, 2018년 38만7099톤으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7년과 2018년 수출량 차이는 1만1913톤으로 인디아 수출이 2만톤 가까이 소멸됐으나 중국 수출이 폭증하며 감소폭을 상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