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불화질소(NF3) 메이저인 SK머티리얼즈의 위상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미국 산업용 가스 생산기업 버슘머트리얼즈(Versum Materials)가 울산 소재 삼불화질소 공장을 증설하는 반면, 일본 센트럴글래스(Central Glass)는 철수하기 때문이다.
버슘머트리얼즈는 3월5일 울산시와 삼불화질소 증설과 관련된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울산시는 증설투자와 관련한 각종 인·허가를 빠르게 처리하고 인센티브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협약에 따라 버슘머트리얼즈피엠코리아는 울산시 용연 일원에 보유하고 있는 5323평방미터 부지에 2022년까지 약 1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버슘머트리얼즈는 증설능력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1000억원을 투입하는 것으로 보아 1만-2만톤을 증설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시는 증설투자에 따라 매년 1300억원의 직·간접 생산유발 효과와 40명의 직접고용, 연간 263명 정도의 간접고용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버슘머트리얼즈는 2016년 미국 에어프로덕츠(Air Products)에서 분사한 전자소재 생산기업으로 미국 애리조나에 본사를 두고 있다. 2018년 매출액은 14억달러에 달했고, 국내법인은 전자소재용 특수가스 및 화학제품을 생산·판매함으로써 매출 5000억원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용 가스는 인텔(Intel), TSMC, SK하이닉스, 도시바(Toshiba) 등에게 공급하고 있다.
버슘머트리얼즈는 2018년 반도체, 디스플레이 시장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자소재용 특수가스 증설투자를 계획하고 울산, 중국, 미국 등을 후보지로 저울질했으나 울산시가 우수한 산업인프라를 내세운 가운데 외국인투자지역 지정을 통한 조세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시해 울산공장을 증설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삼불화질소 생산능력은 SK머티리얼즈 7600톤, 효성 2000톤, 버슘리트리얼즈 800톤으로 파악되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2016년 국내 삼불화질소 생산능력을 6600톤으로 확대했고 추가로 1000톤을 더 늘려 7600톤 생산체제를 확립함으로써 중국 저장(Zhejiang) 공장을 포함한 전체 생산능력을 총 8600톤으로 확대한 바 있다.
주로 반도체, 액정패널 등 전기·전자 세정용 특수가스로 공급하며 전체 매출의 70-80%를 올리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생산기업이 미세공정, 3D공정을 잇달아 도입하면서 증착 및 세정용 특수가스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생산능력 확대에 적극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대성산업가스는 켐차이나(Chem China)와 합작으로 중국에 1000톤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효성은 1250톤의 울산 용연3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효성은 2017년 상반기까지 2000억원을 투입해 중국 취저우(Quzhou)에 2500톤 공장을 신규 건설한 후 생산능력을 6150톤으로 확대하고 10년 동안 약 6000억원을 투자해 총 생산능력을 1만톤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다만, 버슘머트리얼즈의 영향력 확대로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수혜를 누릴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버슘머트리얼즈는 2019년 초 반도체 공정용 소재 생산기업 Entegris(ENTG US)와 주식교환 통한 합병을 결정했으며 시가총액 90억원달러, 매출은 3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일본 센트럴글래스는 반도체용 특수가스 사업을 재구축한다.
주력제품 가운데 하나인 클리닝 가스 삼불화질소는 가격 하락 등으로 채산성이 떨어짐에 따라 생산에서 철수하는 대신 새로운 니즈 창출이 기대되는 에칭용 가스 생산능력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새로운 용도의 가스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우베(Ube) 공장의 삼불화질소 생산라인을 2019년 4월까지 가동중단하고 새로운 생산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삼불화질소는 반도체·액정 제조장치 클리닝 가스로 사용되고 있으나 생산기업이 늘어나며 경쟁이 심화되고 가격도 당초의 10% 수준으로 하락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센트럴글래스는 2017년 생산라인 2개 가운데 1개를 가동중단했고 2018년 2분기에는 관련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70% 격감했다.
대신 에칭용을 포함 신규 특수가스를 생산하거나 기존 가스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도체 미세화에 따라 제조 프로세스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에칭용 등 기존제품은 생산설비가 소규모였으나 수요 증가 가능성을 보고 확대할 계획이다. 건물부터 새로 지으면 시간과 코스트가 많이 소요되지만 삼불화질소 공장을 활용해 절약할 방침이다.
센트럴글래스는 반도체용 특수가스 사업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2018년 10월 반도체 성막 가스인 WF6(육불화텅스텐)은 중국 화학 메이저와 합작으로 중국공장을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우베공장은 2017년부터 증설설비를 상업가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