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K(Methyl Ethyl Ketone)는 아시아 신흥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MEK는 아세톤(Acetone)과 유사한 방향성을 지닌 무색 가연성 액체로 물이나 유기용제와 잘 섞이는 성질이 있으며 투입 분야가 다양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MEK는 수지 용해성이 뛰어난 용제로 페인트, 잉크, 접착제, 합성피혁 등에 집중 투입되고 있다.
MEK, 아시아 거래가격 하락세 전환
MEK는 아시아 거래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됐다.
아시아 MEK 가격은 2019년 2월 말 발생한 화재사고로 타이완 Tasco Chemical이 불가항력을 선언하며 상승세로 전환된 후 3월에는 톤당 1200달러까지 올랐으나 이후 중국과 유럽 공급기업들이 타이완의 생산중단물량을 커버하면서 수급타이트가 완화돼 4월 1130달러로 하락했다.
또 3월 초 중국 장쑤성(Jiangsu) 소재 농화학 공장에서 대규모 폭발사고가 발생하고 인근 수요기업들까지 일제히 가동중단 명령을 받음으로써 소비가 줄어든 것 역시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폭발사고 여파로 아시아 MEK 재고가 크게 확대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MEK는 2018년 11월부터 미국-중국 무역마찰 때문에 중국 내수가 둔화되고 아시아 각국에 중국산이 저가에 유입되면서 공급과잉 양상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아시아 가격도 2019년 2월 초까지 870달러 수준으로 약세를 계속했으며 중국 춘절 연휴를 앞두고 수요가 다소 되살아나면서 2월 중순부터 하순 사이에는 950달러로 소폭 반등했다.
아울러 타이완 Tasco Chemical이 2월28일 발생한 화재사고를 이유로 MEK 12만톤 플랜트에 대해 3월 초 불가항력을 선언한 영향으로 2월 말부터 3월 사이에는 매주 50달러씩 상승해 3월 말에는 1200달러를 형성했다.
타이완은 MEK 내수가 6만톤 수준으로 Tasco Chemical만이 공급하고 있어 불가항력 선언에 따른 충격파가 상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내수 뿐만 아니라 인디아를 중심으로 수출에도 주력하고 있고 수출량이 4만5000톤에 달해 아시아 수급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Tasco Chemical의 불가항력 선언 이후 중국, 유럽 생산기업들이 공급을 확대하며 수급타이트는 단기간에 해소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3월21일 중국 장쑤성에서 발생한 톈자이케미칼(Tianjiayi Chemical) 폭발사고로 인근에 소재한 화학공장 대부분이 가동을 중단한 가운데 페인트 등 MEK의 주요 수요처가 다수 포함돼 수요가 줄어들고 재고량이 크게 늘어남으로써 아시아 가격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아시아 MEK 가격은 4월 1130달러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앞으로 중국 수요가 큰 폭으로 되살아나지 않는 이상 당분간 약세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중국이 4-5월 19만톤, 5-6월에는 6만톤 플랜트의 정기보수를 실시했고, Tasco Chemical의 12만톤 재가동이 6개월 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공급이 줄어들면서 수급이 회복될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수요 100만-110만톤으로 아시아 주도
세계 MEK 생산능력은 중국, 일본, 서유럽에 집중되고 있으며 2017년 기준 상위 10개국이 전체의 80% 수준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요 생산국이던 미국은 2013년 MEK 생산을 중단한 이후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세계 수요는 100만-110만톤으로 추정되며 아시아가 70%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수요비중은 페인트·수지코팅이 40-50%로 가장 높고 접착제 20%, 잉크 10%로 뒤를 잇고 있으며 나머지는 윤활유, MEKO(Methyl Ethyl Ketone Oxime)와 같은 중간체 등에 투입되고 있다.
최대 소비국인 중국은 신발 접착제용 수요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MEK 수요는 용제 리사이클, 공정 개선에 따른 이용률 최대화 등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특히 공급부족 및 가격상승 시기에는 사용량을 감축하거나 다른 용제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거래가격은 국제유가 및 수급밸런스에 따라 크게 좌우되고 있으며 예기치 못한 사고로 극단적인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 일본, 타이완, 북미, 서유럽 등 선진국은 MEK 수요가 정점에 달해 앞으로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 미만에 그치나 인디아를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은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4대 용도인 신발 접착제, 인공피혁, MEKO, 전자제품 세정용 수요가 연평균 2-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시아 MEK 수요는 2018-2023년 연평균 2.4%, 글로벌 수요가 1.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시아, 중국 부상에 일본 위축국면
아시아 MEK 시장은 중국이 생산을 확대하면서 일본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다.
일본은 2018년 MEK 수출이 9만9934톤으로 2017년에 비해 32.5%, 2016년에 비해서도 21.4% 감소했다.
MEK 수출이 10만톤대 이하로 감소한 것은 6년만이며, 당초 정기보수 실시연도가 아닌 2017년에 비해 공급이 줄어들 것은 확실시됐으나 마찬가지로 정기보수를 실시한 2016년에 비해서도 대폭 감소해 주목된다.
일본은 2018년 MEK 생산량이 22만3882톤으로 2017년에 비해 17.3%, 2016년에 비해서는 4.9% 감소했다.
마루젠(Maruzen Petrochemical)이 5-6월, JXTG에너지 8-9월, 이데미츠코산(Idemitsu Kosan)이 9-10월 정기보수를 실시하며 공급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고 정기보수를 실시하지 않을 때에도 원료조달 차질로 생산이 부진해 내수 공급을 우선시하며 수출을 축소하고 있다.
중국의 수출 확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은 2018년 초까지 환경규제 영향으로 MEK 가동률이 하락세를 나타냈으나 봄철 이후 안정세를 회복했고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2018년 수출을 15만663톤으로 전년대비 31.0% 확대했다.
아시아 시황 하락도 일본산 수출 축소에 일조했다.
아시아 MEK 가격은 2018년 1월 톤당 1700달러를 최고점으로 급락했으며 가을철 한때 상승으로 전환했으나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이 심화되면서 수요가 줄어들어 12월에는 800달러 후반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일본기업을 중심으로 채산성 향상을 위해 동남아시아 수출을 축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산 수입 6만4855톤으로 58% 급증
국내시장은 MEK를 전량 수입하고 있으며 일본산 의존도가 높은 편이었으나 2018년 중국산 수입이 급증하면서 최대 수입국이 중국으로 바뀌었다.
일본산 수입량은 장기간 5만-6만톤 사이를 오갔으며, 특히 2015년에는 6만7606톤으로 전체 8만9286톤의 75.7%에 달했다.
이후 2016년 6만2728톤, 2017년 6만198톤 등 2년 연속 감소했음에도 여전히 수입국 1위 자리를 지켰으나 2018년에는 3만5007톤으로 41.8% 격감하며 의존도가 크게 낮아졌다.
반면, 중국산은 많을 때에는 3만5000톤대도 수입했고 1만톤대 중후반-2만톤대 중반을 오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나 2016년에는 3만1700톤에 달했다.
2017년 4만1022톤으로 최초로 4만톤을 넘어섰고 2018년에는 6만4855톤으로 58.1% 급증하면서 최대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일본산 MEK의 영향력 약화는 국내시장 뿐만 아니라 인디아에서도 눈에 띄고 있다.
인디아가 일본산을 비롯한 수입 MEK에 대해 2018년부터 반덤핑관세를 부과하자 인디아 수출이 2650톤으로 76.8% 감소했다.
일본은 2019년 MEK 정기보수를 실시하지 않아 수출여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중국 내수가격이 3월 이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고 아시아 시황이 영향을 받아 함께 오른다면 수출이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루젠, 2019년 공급량 14만톤으로 확대
마루젠은 일본산의 위상이 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MEK 생산을 20% 확대한다.
마루젠은 페인트, 잉크 용제 등에 사용하는 MEK 판매량을 2019년 14만톤으로 전년대비 20%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시장 개척이 본궤도에 오르는 등 판매가 호조를 나타내고 있고 5월에는 저장능력을 확대함으로써 원료조달 및 가동 유연성 향상을 통해 생산 및 판매량 확대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마루젠은 일본 MEK 최대 메이저로 치바(Chiba)에서 17만톤 플랜트를 가동하고 있으나 2018년에는 정기보수 영향으로 판매량이 12만톤에 그쳤다.
2019년에는 그룹 연계 등을 통해 MEK를 비롯한 화성제품 저장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인근 코스모오일(Cosmo Oil) 정유공장의 1만톤급 유휴탱크를 MEK용으로 전환하는 반면 자사 MEK 탱크는 일부를 수지와 화학제품 원료로 사용하는 DIB(Diisobutylene)용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5월 용도 전환작업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치바공장은 MEK 원료로 자사의 에틸렌(Ethylene) 크래커와 자회사 Keiyo Monomer의 에틸렌 크래커, 코스모오일의 치바 정유공장에서 생산된 C4 유분 등을 활용하고 있으며 외부 구입도 병행하고 있다.
탱크 확충을 통해 원료 조달능력에 비해 부족했던 저장용량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기동적인 생산량 확대를 통해 기회손실을 회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기보수 시 재고를 늘려도 여유가 충분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판매는 2015년부터 상사와 연계함으로써 시장 개척을 본격화해온 미국에서 성과를 얻고 있다.
미국은 자동차, 주택 등을 소비자가 직접 도장하는 문화가 뿌리 깊어 페인트 용도를 중심으로 MEK 수요가 안정적인 신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외부조달을 포함해 14만톤 정도의 원료는 지금도 확보할 수 있으나 사업운영 유연성을 높임으로써 수익성을 극대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마루젠은 화성제품 사업에서 MEK와 DIB를 주력 공급하고 있다.
DIB도 접착제 등에 사용하는 페놀수지(Phenolic Resin) 원료, 에어컨용 냉동기유 원료 등 용도에서 호조를 나타내고 있어 탱크 용량을 확대함으로써 안정공급체제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루젠은 앞으로 C4 유분 저장탱크 등 원료조달 인프라 확충, DIB 제조공정의 보틀넥 해소 등을 통해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