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톤(Acetone)은 아시아 수급이 타이트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세톤은 최근 거래가격이 톤당 350달러 전후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병산관계에 있는 페놀(Phenol) 감산이 시작되면서 8월 중순 이후로 공급과잉 상태의 수급이 점차 타이트해지고 있다.
아시아 아세톤 시장은 페놀 생산기업들이 급등세를 타고 생산을 계속 확대하면서 공급과잉으로 전환됐고 2018년부터는 유럽산의 미국시장 유입이 본격화되면서 아시아의 미국 수출량이 일부 감소한 영향으로 수급이 크게 완화됐다.
이에 따라 톤당 600-700달러 수준을 유지하던 아시아 가격이 2018년 5월부터 약세로 전환됐다.
봄철에는 페놀 생산기업들의 정기보수가 끝난 가운데 사우디기업이 유럽 공급에 나선 영향으로 유럽시장도 공급과잉으로 전환됐고 미국 수입시장까지 유럽산이 장악함으로써 아시아산이 갈 곳을 잃어 공급과잉이 대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2018년 아세톤 수입이 23만753톤으로 전년대비 50.5% 급증했다. 벨기에산이 6만2753톤으로 39.4% 증가했고 스페인산이 2만4885톤으로 약 6배 폭증했다. 그동안 수입실적이 거의 없었던 핀란드산이 3207톤, 이태리산 역시 6617톤을 기록했다.
기존 최대 수입국인 한국산도 9만115톤으로 78.4% 급증했으나 타이완산은 2만30톤에서 760톤으로 격감했다.
2019년에도 유도제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며 페놀 고가동체제가 이어지고 있어 아세톤은 공급과잉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국, 2019년 봄철에는 처음으로 아시아 가격이 4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하지만, 봄철 이후 유도제품 수요 증가가 일단락된 영향으로 페놀 가격이 약세를 나타냈고 원료 벤젠(Benzene)과의 스프레드가 축소되며 금호P&B화학이 7월부터 3개월 동안 감산에 나서는 등 공급제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타이 석유화학 메이저인 PTT Global Chemical(PTTGC)도 7월부터 10% 정도 감산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상무부가 5월 페놀 수입제품에 반덤핑관세 잠정판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또 7월 중순에는 고가동 체제를 이어오던 중국 플랜트 4기가 생산조정에 나섰다.
중국 내수가격이 톤당 7500위안 전후로 강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벤젠이 더 많이 상승함으로써 스프레드가 악화돼 감산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2019년에는 중국에서 아세톤 유도제품인 MMA(Methyl Methacrylate) 플랜트 신규건설이 예정돼 있으나 시황 악화로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로서는 아세톤 수요 증가를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나 공급이 계속 제한되면 공급과잉 상태가 해소될 것이라는 반론도 등장하고 있다.
한편, 중국 상무부는 페놀 반덤핑 조사를 마치고 2019년 9월4일 한국,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타이산 페놀에 9월6일부터 10.6-287.2%의 반덤핑관세를 5년 동안 부과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중국기업들의 요청으로 2018년 3월부터 반덤핑 조사를 개시해 2019년 5월27일 예비판정을 내렸고 5개국에서 페놀을 수입하는 중국기업들은 11.9-129.6% 수준의 보증금을 중국 해관에게 기존 관세와는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이후 추가조사를 거쳐 9월 최종판정이 나온 것으로 국내기업은 금호P&B화학이 12.5%, LG화학이 12.6%, 기타 23.7%의 반덤핑관세를 부과받았다.
금호P&B화학은 중국에 페놀 총 수출량의 45-50%를, LG화학은 10%를 수출하고 있으나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중국이 국내기업에 대해서는 13%대 반덤핑관세를 부과하는데 그쳤지만 미국기업은 244.3-287.2%를 부과받음에 따라 오히려 국내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Blue Cube Operations이 244.3%, 이네오스(Ineos) 미국법인을 포함한 기타 미국기업이 287.2%를 부과받았다.
EU 역시 30.4%, 타이 10.6-28.6%, 일본은 19.3-27.0%로 한국보다 높은 수준의 관세율을 적용받았다.
중국기업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관세 부담이 적은 한국산 수입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