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생산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전기자동차(EV) 배터리 보조금 화이트리스트 포함에 오히려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앞서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발표한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보급 응용 추천목록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등 한국기업 2곳의 배터리를 채용한 차종이 포함됐다.
테슬라(Tesla)의 순수 EV(BEV) 모델3에는 LG화학 배터리가, 베이징벤츠(Beijing Benz)의 E클래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PHEV)에는 SK이노베이션의 서산공장 생산 배터리셀이 채용될 예정이다.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된 차종은 중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을 수 있으며, 국내기업 배터리가 해당 목록에 포함된 것은 2016년 말 이후 처음이다.
표면적으로는 한국기업이 보조금 혜택을 받게 된 것이지만 실제 관계자들은 다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EV는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가격이 높아 성장이 더뎠으나 최근 배터리 가격이 하락하면서 2024년에는 EV와 내연기관 자동차 가격이 거의 같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CATL, 비야디(BYD) 등이 정부의 보조금 독점 혜택을 업고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급성장하며 자체적인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판단되고 있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보조금 낭비를 줄이기 위해 경쟁력 없는 자국기업들을 정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외기업에게도 보조금을 개방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국기업들이 자연스럽게 밀려나고 2020년 말 이후 보조금을 폐지하면 시장 재편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화이트리스트 포함은 한국에게 결코 혜택이 아니다”며 “중국이 자국의 후진기업들을 밀어내고 CATL 등 선두기업들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패권을 더욱 확대하려는 목적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EV 배터리 생산기업들이 한국 인력들에게 기존 연봉의 3-4배를 부르며 영입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인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EV 배터리 시장은 2019년 9월 기준 시장점유율 상위 10곳 가운데 6곳이 중국기업이었고 점유율 88%를 독식할 정도로 배터리 시장은 중국에 편중돼 있다.
중국 배터리 생산기업들의 급속한 약진도 경쟁력 있는 곳 위주로 시장을 재편하는 정책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3사도 합작법인 설립 등 투자를 계속 확대하며 대응하고 있으나 중국, 유럽 등 경쟁국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수준”이라며 “무한경쟁이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K)